가마솥 손두부 도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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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손두부 도전하기
  • 장미화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 승인 2015.03.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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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해먹을 만두용 두부와 비지찌개용 비지를 띄우기 위해 지난 주말을 콩(종콩:개량종이 아닌 전통 콩으로 직접 농사지은 콩)과 불과 함께 가마솥 앞에서 보냈다. 미리 불려놓은 콩을 가지고 방앗간에 갔더니 설대목이라 가래떡 뽑는 집, 들기름 짜는 집 등등. 자기자식과 친척들에게 나눠줄 먹거리를 챙기느라 시골 방앗간은 간만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부모들의 정성어린 먹거리 준비 모습에서 아직은 시골의 넉넉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방앗간에서 두부용 콩을 걸쭉하게 갈아다 놓고 가마솥을 부시고 한 솥단지 물을 부었다. 콩대로 불을 지피고 콩대가 타닥타닥 타고 있는걸 보고 있으니 엄마의 따스한 품이 그리워지고 어릴 적 부엌에서 연기에 눈 비비며 눈물 흘리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간혹 콩깍지에 남아있는 콩이 아까워 줍고 있노라면 울 엄니 버럭 소리 지르시며 “얘가 그러니!!~~불을 잘 때야 두부가 맛있지!” 전 힘들게 농사지은 게 아까운 생각에 그런 것인데 말이다! 암튼 불조절 잘하고 적절히 젓다보면 막 끓어오르는 순간이 있다. 바로 그 때 찬물 대기하고 있다 넘치지 않도록 확 부어주어야 한다. 이때가 두부의 양과 맛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으로 두부 만들기의 백미라 할 수 있다.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봐야한다.

다 되면 미리 준비해놓은 커다란 함지박에 용발을 놓고 베보자기에 콩물을 부어 콩물과 비지 분리 작업에 들어간다. 커다란 작대기로 두 아낙네가 마지막 콩물 한 방울까지 짜낸다. 그 후 비지는 베보자기로 싸서 대바구니에 모셔 옥매트 아랫목에 하룻밤 푹 재우면 비지가 된다. 비지와 분리된 콩물에는 장날 사다 놓은 덩어리간수를 살살 콩물에 풀어주면 콩단백질이 응고를 시작한다. 서서히 알맞게 응고가 되면 일차로 뜨거운 순두부 한 그릇씩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나머진 베보자기에 싸서 큰 도마를 놓고 그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 3시간 정도 눌러주면 달고 담백한 가마솥 손두부가 완성된다. 뜨거운 두부 새콤한 김치에 막걸리 한잔과 먹으면… 음~~~어찌 이 맛을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계란을 입혀 두부 부침개를 해서 밥상에 놓으면 어린아이도 밥 세 공기는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이 과정을 두 번 정도 더 해보고 레시피를 정리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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