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을 최우선으로 새로운 문화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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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함을 최우선으로 새로운 문화 만들어갑니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6.18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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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MOIM 대표 김영완·전영미 부부

광천에서 처음으로 카페 문 열어… 새로운 문화 선도

“저희 부부는 둘 다 광천에서 나고 자랐죠. 세월이 흐르다보니 어느새 광천 특산물인 새우젓을 팔고, 카페까지 문을 열게 됐네요” 광천에서 ‘알찬 새우젓’과 카페 ‘모임(MOIM)’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완(53)·전영미(46) 부부의 말이다. 부부는 제일 먼저 자신들이 만나게 된 이야기를 소개했다.

 

카페에서 음료를 만들고 있는 김영완·전영미 부부.

"아내는 원래 광천 축협에서 근무했습니다. 당시 제 친구도 축협에서 근무를 했는데, 친구를 만나러 축협에 갔다가 아내를 처음 봤죠. 아내가 마음에 들어 그날부터 저는 아무 이유없이 100만 원을 통장에 넣었다가, 다음날 20만 원을 꺼내오고, 그 다음날에 20만 원을 넣고 하면서 아내를 계속 만났습니다” 김영완 씨의 말이다. 남편의 말을 듣던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당시엔 남편의 존재도 잘 몰랐고, 일부러 그랬다는 것도 몰랐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후 김 씨는 아내인 전 씨가 장롱면허라는 사실을 알고, 운전 연수를 시켜주겠다며 데이트 신청을 했다. 전 씨는 “그 땐 아무것도 모르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대천 해수욕장으로 데이트를 떠났는데, 가는 길에 그만 마주오던 차와 정면추돌하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전 씨의 머리 부분이 심하게 찢어졌고, 피멍이 들어 남편은 아내를 인근 병원으로 통원시키며 간호를 했다. 사고 이후 전화위복으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졌고, 딸만 여섯인 집의 셋째 딸이었던 아내는, 언니들을 제치고 먼저 결혼을 했다.

김 씨는 본래 광천시장에 위치한 어선구점인 ‘대풍상회’의 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가게를 지켜왔다. 또 고등학생 때는 하교를 하면 항상 가게를 찾아 장사를 도왔다. 그러나 광천으로 들어오던 바닷길이 막히게 되면서 어민 수가 점차 줄어들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까지 일어나며 어선구점은 사양 사업이 됐다. 이후 부부는 한참 새우젓 시장이 성장하던 지난 2006년 쯤 지금의 새우젓 가게를 열게 됐다. 특히 아내인 전 씨는 집에만 있는 것보다 무엇인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해 적극적으로 장사에 나섰다. 새우젓 장사를 하며 두 아들을 키운 부부는 이달 초 카페를 시작했다. 아내는 먼 곳에서 찾아오는 새우젓 손님들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은 마음으로 간단히 카페를 열 생각이었는데, 돌이켜보니 광천에는 제대로 된 카페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 씨는 “커피도 하나의 문화인데 광천 사람들만 소외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정식으로 카페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이 옵니다. 신기해서 어디서 오셨냐고 물어보면, 전부 다 광천 분들이에요. 평생을 광천에서 살면서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정말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광천 사람들이 여기서 식사를 하고, 홍성까지 나가서 차를 마시고 왔다더라고요. 그래서 카페를 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 전영미 씨의 말이다. ‘정직함이 최우선’이라는 전 씨는 “거짓말하는 것이 가장 나쁜 일인 것 같아 항상 정직하게 젓갈을 판매해 왔다”면서 “카페에서도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모든 음료에 시럽을 사용하지 않고, 팥을 직접 끓여 만든 수제 떡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 씨는 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를 고르기 위해 수 십 가지 종류의 원두를 직접 사다 테스트해 가장 맛이 좋은 원두를 골라 커피를 내리고 있다. 이에 커피 애호가들도 종종 가게를 찾아 커피 맛이 좋다며 칭찬을 하고 가기도 한다고. 광천의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들어가는 부부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점점 쇠락하는 지역이라고들 하지만,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광천을 찾아서 특산품인 김과 새우젓을 사가시고, 맛있는 커피와 차도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카페의 이름처럼 광천에 아기자기한 모임이 많이 생기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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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원 2015-06-18 17:38:13
처음 장사를 시작하게된 동기도 멋지구요!! 요즘 정직한 가게 찾기 힘든데 정말 좋은 가게 같아요 ~~사장님과 사모님 처음 만난 이야기도 로멘틱해요~~ 할머니댁이 광천인데 ~~ 꼭한번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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