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1>
극단 더늠 대표·뮤지컬 ‘심우’ 연출가 차지성 씨
상태바
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1>
극단 더늠 대표·뮤지컬 ‘심우’ 연출가 차지성 씨
  • 장윤수·김경미 기자
  • 승인 2015.08.27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단 더늠 대표·뮤지컬 ‘심우’ 연출가 차지성 씨

“과감하게 시도하고 질릴 때까지 도전하라!”

극단 더늠 대표이자 연출가인 차지성 씨.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우연찮은 기회로 대학 동아리에서 극단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군대에 다녀온 뒤 ‘홍성무대’에서 활동을 하게 됐죠.” 연출가 차지성(40) 대표의 말이다. 차 대표는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부모님과 함께 홍성으로 이사를 한 뒤로 줄곧 홍성에서 생활하며 지금까지도 홍성무대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등 지역 예술계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1996년 극단 홍성무대가 창단을 했는데 저도 당시 창단멤버로 함께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홍성에 많은 선후배들이 있고, 지속적으로 오갈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차 대표는 지난 1996년부터 홍성무대에서 배우로 6~7년간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을 했고, 이후 서울에서 활동을 하면서도 수시로 홍성에 내려와 극단 일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는 홍성무대 극단 초창기 작품으로, 일제시대 고무신 공장의 이야기를 그린 ‘검정고무신’이나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북어대가리’ 등을 떠올렸다. “초창기 홍성무대에는 직접 글을 쓰거나 연출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때문에 항상 외부에서 섭외를 해오곤 했습니다. 또 배우들도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많이 발전해 직접 창작을 하기도 하고 작년에는 충남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아주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해 선사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심우’가 서울 성북구 심우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차 대표는 충남연극제가 예산에서 진행되던 해, 배우 최주봉 씨를 만나게 됐다. 예산 출신인 최주봉 씨는 차 대표를 보고 “기회가 되면 서울에 있는 ‘가교’라는 극단에 찾아와라. 오면 함께 활동해보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최 씨의 말만 믿고 차 대표는 한달음에 서울에 올라갔는데, 막상 차 대표를 만난 최 씨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누구냐”고 물었단다. 그러나 차 대표는 연극에 대한 가득한 열정으로 당시의 일을 계기로 극단 가교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극단 가교에서 3년여의 시간동안 활동한 차 대표는 ‘동숭무대’라는 극단에서 박근형 연출가에게 연출을 배웠고, 지금은 ‘더늠’이라는 극단을 만들어 현재 대표로 재직 중이다. ‘더늠’은 ‘점점 늘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국악용어로 ‘스승의 소리를 가지고 자신만의 소리를 만든다’는 청출어람의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홍성무대 창단멤버로 함께하며 지금까지 활동
여러 극단에서 활동한 후 극단 ‘더늠’ 만들어
뮤지컬로 그려내는 만해 선사의 이야기 ‘심우’
“연극·연출은 다양한 진로의 길이 열려 있어”

차 대표는 더늠에서 연출가로 활동하며 홍성의 위인인 만해 한용운 선사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연출해냈는데, 그것이 바로 ‘심우’라는 작품이다. “홍성에서 지내며 항상 들었던 이야기가 백야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 선사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심우라는 작품은 한용운 선사가 출가하고 마지막을 보내신 장소인 서울 성북구 심우장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뮤지컬 심우는 만해 선사의 딸인 한영숙 씨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청산리 전투에서 공을 세웠던 김동삼 선생이 일제 말기 폭압의 시대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하게 되고, 시신을 가져가라는 방이 붙지만 누구도 시신을 찾아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 시신을 찾으러 가면 어떻게든 연관을 짓고 조사해 처벌하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들은 만해 선사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제자들과 함께 형무소에 가 시신을 수습하고 심우장에서 장례를 치르는데, 당시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연출한 작품이 바로 심우다. 지난해부터 심우장에서 공연을 시작해 지금까지 30여 차례 공연이 진행됐다.

이밖에도 차 대표는 극단 더늠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연출했다. 차 대표는 국립극장에서 ‘사랑합니다’ 기획 공연을 한 달 반 동안 진행했을 때를 떠올렸다. “사실 신인 연출가에게 국립극장에서 한 달 반씩이나 공연을 하게 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하죠. 당시엔 ‘나 정말 뜨는 건가?’하는 기대감도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별다른 게 없었네요.” 차 대표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밖에도 차 대표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지원작으로 ‘왕을 바라다’라는 작품을 큰 예산을 들여 연출하기도 했다. 차 대표는 “일반적으로 소극장에서 진행하는 뮤지컬에는 2~30명 정도가 출연하는데, 당시에 50명이 출연했을 정도로 욕심을 많이 부렸던 작품이었다”면서 “평가가 좋았고, 오는 12월에 대학로 여우별시어터 소극장에서 다시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 대표는 서울에서 분주한 활동 가운데에도 홍성에 들르는 이유를 “부모님이 계시기도 하고, 무엇보다 창단 멤버로 활동했던 홍성무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에 오면 일단 편안히 쉬죠. 집 밥을 먹고 잠도 자고, 선후배들과 연락해 만나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극단에 일이 있을 땐 언제든 함께 하기도 하고요.” 이어 “서울에선 다문화가정에 대해 여러 가지 지원을 하거나 제도를 마련해 문화적으로 뒷받침을 해주는데 홍성에선 어떤지 궁금하다”며 “또 자율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 홍성무대에서는 문화예술 교육을 위해 어떤 부분들을 준비해야할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연극이나 연출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바라는 것이 있으면 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한 번 시작했다면 질릴 때까지 해야 합니다. 부모님들도 크게 걱정하거나 말릴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하다가 질리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언젠가는 멈추게 되어 있으니까요. 연극이나 연출의 길은 결코 좁지 않습니다. 교육과 맞물리기도 하고, 다양한 예술의 분야와도 연결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기업과 연결이 되거나 복지와도 연결이 될 수 있는 등 여러 분야로 길이 열려있으니 과감하게 시도해 봐도 좋을 것입니다. 홍성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저도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