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달콤한 한과 향기 가득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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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달콤한 한과 향기 가득한 마을
  • 글=서용덕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5.10.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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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한 농촌마을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8>
농촌마을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 - 갈산면 진죽마을

 

▲ 생산한 한과를 들어보이는 마을 주민.


갈산면 부기리 진죽마을은 지금은 농촌마을이지만 과거 천수만방조제를 조성하기 전인 1980년대까지에는 바닷가 마을이었다. 예부터 외적과 해적의 침입이 많았던 곳으로 적을 막기 위한 진을 쳤던 곳이라 해서 진죽이라 불리었다고 전해진다. 진죽마을은 39가구 85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진죽마을은 한과마을로도 불린다. 10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이 한과를 만들었는데 이 한과 맛이 입소문을 타고 홍성을 비롯해 전국 각지로 팔리면서 겨울이 되면 한과를 만드느라 더 바빠지는 마을이다.

진죽마을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해 역량강화교육 등을 받고 예부터 마을주민들이 집집마다 한과를 만들어 팔았던 데서 착안해 34가구가 출자해 영농조합법인진죽한과(이하 진죽한과)를 설립하고 최신식 한과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한과공장을 설립해 주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과 판매를 통해 소득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한과제조 원료로 사용해 마을전체에 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진죽마을은 2012년에는 일반농산어촌개발 마을공동소특창출 사업 공모에 당선돼 ‘조청에 빠진 찹쌀유과’라는 제품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2년여 간의 준비를 거쳐 한과공장을 준공했다. 보조금 4억 원과 자부담 1억 원 등 총 5억 원의 사업비로 432㎡ 규모의 한과 공장을 올해 1월 준공했다.

진죽한과의 한과공장은 조청제조실과 바탕성형실, 유과제조실, 포장실 등 최신식 시설을 갖췄으며, 해썹(HACCP) 인증을 획득하는 등 안전하고 깨끗한 한과를 만드는 제조환경을 구축했다. 홍성에서 한과를 제조하는 곳 중에서 해썹인증을 취득한 곳은 진죽한과가 유일하다. 진죽한과 임지호 사무장은 “마을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재배한 좋은 농산물을 쓰기 때문에 맛이 뛰어나다”며 “예로부터 명절이면 마을 주민들이 한과를 많이 만들어 왔는데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판매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진죽한과는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진죽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고집스럽게 쓴다. 마을에서 생산한 쌀과 찹쌀을 사용해 100년 전통의 한과를 만들어온 마을주민들의 정성을 담아 한과를 만들고 있다. 한과에 고운 색을 내기위해 쓰는 치자와 쑥, 백년초 등은 마을에서 재배되지 않는 천연색소 재료만 국내산을 구입해 쓰고 있다.

진죽마을추진위원장이자 진죽한과 대표를 겸하고 있는 강연표 대표는 “조청만 쓰면 여름철에는 한과에 바른 조청이 쉽게 녹는 단점이 있지만 한과제조 전통과 더 나은 맛을 위해 조청을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한과를 만드는 곳은 열기에 쉽게 녹아내리는 조청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조청과 물엿을 섞어 쓰는 반면 진죽한과는 100% 조청을 사용한다. 다른 식품첨가물 없이 조청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부드럽게 달면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고향을 찾는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한과를 생산하겠다는 자부심으로 진죽마을 주민들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로 진죽한과를 빚어낸다.

진죽한과는 설 등 명절에 주로 판매되는 한과 생산·판매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중 공장을 가동해 마을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양파즙과 배즙 등도 해썹 인증을 받아 생산에 들어갔다. 강 대표는 “아직은 한과가 중심이고 양파즙 등은 소규모로 생산하고 있지만 연중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진죽마을은 한과공장 설립과 한과 생산 등에 그치지 않고 한과를 활용한 마을발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진죽마을은 전통한과와 생태 체험, 도농교류의 기틀을 마련하는 진축 창조적한과 만들기를 주제로 창조적마을만들기사업을 추진해 2016년도 농식품부 창조적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진죽마을은 마을역사 농기구 전시관, 삼불산 등산로·문화체육공간 조성 등을 통해 기초생활기반을 확충하고 코스모스 꽃길 조성, 마을주변정비 등을 통해 마을 경관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한과 체험·전시관, 한과체험 쉼터 등 한과와 관련된 체험 관광 시설을 추가로 마련해 마을 소득향상을 꾀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진죽한과 강연표 대표

“진죽한과 전국에 내놓을 수 있게 할 것”
 

강연표 대표는 “2011년경 마을 인근에 공원묘지가 조성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듬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며 제대로 한과를 만들어 마을을 발전시켜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표는 “예부터 마을 집집마다 한과를 만들어 파는데서 시작했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과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설명절 판매를 시작하는 등 계획한 내용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가동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직 운영이나 생산설비를 다루는 노하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생산과 판로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진죽한과는 장애물을 하나, 둘 돌파하고 있다.

강 대표는 “한과는 명절에 주로 판매되는 등 계절에 따라 수요의 차이가 커 연중공장을 가동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파즙과 배즙 등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파즙과 배즙 등도 해썹 인증을 획득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강 대표는 “내년부터는 지역 대학 등과 함께 특색 있는 한과를 연구개발해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며 “진죽마을 한과를 전국에 내놓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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