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과연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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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과연 행복하십니까
  • 이성철<나사렛대 교수·칼럼위원>
  • 승인 2015.11.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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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福祉) : 행복한 삶.
봉사(奉仕) :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씀.

최근에 한달 반 정도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사무실에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저 막연한 생각으로 사회복지라는 부분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나로서는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사회복지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직접적으로 복지분야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복지라는 개념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정도의 개념을 갖고 있으리라. 물론 더 많은 부분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 그러나 ‘복지’라는 것이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왜일까.

복지개념은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그저 ‘행복한 삶’, 혹은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과연 어떤 상태가 진정한 ‘행복의 상태’일까. 세계 행복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06개 국가 중 47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자살률과 비교해보니 자살률은 세계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남미 가이아나 공화국이니까 GDP 대비로 본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1위. 항상 세계 1위를 추구하는 우리나라. 세계 1위이면 좋은 것 아닌가. 자살률과 행복지수 순위로 본다면 조사에 관여된 106개 국가 중 47위의 행복지수도 상당히 높은 순위. 이게 맞는 것일까. 과연 우리나라는 모든 백성이 인정하는 ‘행복한 나라’인가.

그렇다면 행복지수 1위 국가는 어떤 나라일까 궁금해졌다. 세계 1위 국가는 국민소득 2천 달러에도 못 미치는 “부탄”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그렇게 행복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알아본 즉, 인구가 겨우 70만명에 지나지 않는 ‘부탄’에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내용은, ‘부탄’에는 누구나 기뻐하고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첫눈이 내리면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에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우리 생각에는 아무것도 아닌 첫눈에 감사할 줄 아는 ‘부탄’국민들의 모습이 정말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대목이었다.

행복의 조건이 과연 무엇일까 이것저것 뒤져보다가 심지어 ‘행복산출공식’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갑자기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 한 모금. 재빨리 책 한권을 찾아 꺼내든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 Are you happy now?』(숀 크리스토퍼 셰어, 프라임출판사. 2006. 3.). 행복의 조건에 대하여 그 책에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감정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것,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행복을 나누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그리고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과연 이 말대로 한다면 행복해질까.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어도 그 말대로 한다고 행복해진다면 무엇이 문제될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뉴스나 언론매체마다 ‘노년의 생활을 위한 경제적 크기’만을 무슨 큰일이라도 되는 양 떠들어대니, 과연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행복도 하지 말아야 하고, 걱정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언제쯤이면 반갑게 내리는 첫눈에 서로 기쁨을 나누며 인사하고, 이웃의 불행을 내 것인 것처럼 나누며, 가진 것을 자랑하기 보다는 못 가진 사람들과 진정한 행복의 마음을 허물없이 나눌 수 있을까.

주민복지 및 자원봉사 박람회를 돌아보며 각종 복지단체들의 활동을 좀 더 백성들이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언제쯤 되어야 이 많은 단체들이 좀 더 백성들에게 사랑방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아서 모든 백성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진정으로 행복한 곳이며, 누구든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일사불란의 행복전달은 정말 불가능 한 것인가 등등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박람회 시작부터 끝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인근대학의 자원봉사 학생들을 바라보며 ‘저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그 어린 학생들을 쳐다본다. 과연 저 학생들처럼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써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활기록부에 올라가는 봉사점수에 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그들의 마음과 생각과 눈으로 보여지는 행동이 곧 행복이지 않을까.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떠 올려본다. 생각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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