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결혼식(合同結婚式)의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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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결혼식(合同結婚式)의 소감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5.12.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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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홍성군청에서 주최하는 합동결혼식 주례를 부탁받고 결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결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지 대사요, 이성지합이라 하여 서로 다른 성(姓)씨와 성(性)이 다른 남이었던 남성과 여성이 결합하여 님이 되는 신비로운 사건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결혼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파혼이 되고 급기야는 이혼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은 결혼을 일시적인 사랑의 금자탑이요, 사막의 오아시스로만 생각하는 크나큰 착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결혼은 인생살이에서 중대한 일이며 단거리의 경기가 아닌 장거리의 마라톤과 같으며 일시적인 결혼식보다 일생을 살아가는 결혼살림이 중요하며 살림이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시들해지기 쉬운 마음을 살려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쟁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닷가에 나갈 때는 두 번, 그리고 결혼식장에 나갈 때는 3번 기도하라고 할 만큼 진지한 행사이다.

결혼은 연습이 없는 실전이요, 이론이 아닌 실천이며 사랑은 장난이 아니고 진실인 것이다.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도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예술은 결혼이라고 극찬을 했으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처럼 짧은 인생을 긴 예술로 승화시키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자연현상에 사계절이 있고 일기에도 온화한 날씨가 있는가 하면 거센 풍랑이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평지가 있는 가하면 가파른 언덕도 있는 것이다.

또한 결혼은 두 사람이 목수와 조경사가 되어 한 채의 아름다운 집을 짓고 정원을 가꾸는 일에 비유하기도 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토대와 같은 사랑이 필요하고 벽돌과 같은 이해와 기둥과 같은 용서와 창문과 같은 존경과 지붕과 같은 위로가 있고 벽돌과 기둥과 같은 화평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인생이라는 집과 삶이라는 정원을 가꾸는 것이다. 결혼은 둘이 한 몸이 되어서 하늘의 지혜로 바닷길에 신랑은 키를 잡고 신부는 노를 들어 파도를 잠재우고 바람을 쉬게 하여 행복이란 희망봉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정은 행복의 충전소요, 가족은 행복의 조미료이며 부부는 행복의 조련사이기도 하다. 이런 결혼식에 30여 회의 주례를 했는데 몇 가지 추억들을 회상해 본다.

오래전에 첫 주례를 촌사람이 서울에서 긴장된 상태에서 진행을 했고 음악을 전공한 신랑이 음악적인 결혼식이라는 주제로 주례를 부탁해서 꽃이 만발한 4월에 매헌농장에서 주례를 하다가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노래를 하모니카로 불었더니 약속이나 한 듯이 피아노의 달인 임동창씨가 반주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홍성군이 주최하고 홍성군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주관하는 합동결혼식에 주례를 부탁 받았는데 4쌍 중에 한국인은 한 쌍이고 나머지는 한국의 신랑에 신부는 각각 중국과 네팔과 베트남 출신이었다.

그들은 이미 동거하며 살림을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여의치 못해서 뒤늦게 결혼식을 하는 것이다.
아무튼 주례는 양가의 부모 형제 다음으로 그들의 일생에 조력자가 되고 안내자가 된다는 각오로 서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주례한 신랑신부의 결혼기념일을 달력에 표시하고 매년 그날이 되면 잘 살고 있는지 확인도 할 겸 격려의 전화를 한다. 이제는 세계가 한 지붕이 되는 다문화의 가정이 많기에 주례도 세계화의 일익을 담당해야 되려나본다. 온 세계의 행복과 평화의 달성에 한 가닥 희망을 갖고 합동결혼식장의 단상에 올랐다.

주호창
<한문강사·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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