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그리고 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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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그리고 우리 이야기
  • 윤해경<풀무생협 이사·주민기자>
  • 승인 2016.01.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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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금까지 그 어느 정권도 손대지 못했던 일본위안부 문제를 대국적 차원으로 일본과 합의하였다고 이 정부는 자랑스럽다는 듯 언론에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과거는 묻고 미래를 위한 도약의 발판을 삼자고 한다. 그런데 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위안부 문제의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받아들이실까? 싶어서 뉴스를 뒤져보니 이 한일회담이 이루어지기전 그 어떤 상의도 당사자인 할머니들에게 하지 않았으며 더욱 황당하다고 느낀 것은 일본대사관앞 ‘소녀상’을 철거,또는 이전한다고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그에 발맞추어 아베 일본수상이 ‘소녀상을 철거되리라 믿는다’고 공식적으로 언론에 말하였다고 한다. 우리가 교통사고를 당해도 피해 당사자간 직접 합의가 없으면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일본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 직접 피해당사자인데도 국가가 마치 대신 사죄를 받고 돈 조금 줄테니 ‘이제 그만 용서하자’라고 말한다면 이 국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정말 궁금하다. 물론 일부에서는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하며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국가의 이익을 발목 잡을것인가 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한일협상에서 우리가 일본에게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에 무슨 이익이 있어 이런 협상을 한 것 일까? 정말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역사가 올바르게 서려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정확한 문제제기 및 정리를 하지 않는다면 그 잘못된 역사를 다시 반복되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현 정부가 ‘역사교사서 바로세우기’의 일환으로 ‘국정화’를 추진해서 온 나라를 들끓게 만들더니 한국근대사의 가장 아픈 ‘일제 36년’의 일본의 모든 잘못을 피해당사자와 상관없이 용서를 해준다니 이것이 말이 되는가? 현재 일본위안부 피해자, 강제징용 피해자, 태평양전쟁 피해자들이 아직도 일본을 상대로 국가의 지원없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보상하라는 소송이 곳곳에서 진행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가 아니 대통령이 한밤중 그것도 전화통화로 ‘내가 직접 사과를 받았으니 이젠 과거를 다 덮자’라고 한다면 그 피해 당사자들이 수긍을 하리라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 어처구니없다.

지금도 매주 수요일이면 일본대사관앞에서 일본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 20년을 한결같이 일본의 진정성있는 사과와 그 가해자의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20년 동안 똑같은 주장을 하였는데 그것을 몰랐을까? 어쩌면 이번 사건을 통해 ‘세월호 흔적지우기’ 작업처럼 ‘아버지 역사지우기’작업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앞으로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홍성지역에서도 ‘소녀상 설립을 위한 추진위’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준비되어지고 있었다고 들었다. 정부의 협상이후 어떻게 진행되어지는 알 수 없으나 이젠 모든 것을 잊고 가자가 아닌 잊지 않기위해. 역사되돌이표를 막기위해 홍성에서 ‘소녀상’이 꼭 설립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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