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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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 권기복 <시인·홍주중 교사>
  • 승인 2016.02.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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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우리 한민족(韓民族)이라면 ‘아리랑’, ‘애국가’와 함께 누구나 알고 있고, 함께 부를 수 있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랫가락의 첫 부분이다. 지난 70여 년간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6.25전쟁’을 겪으면서 남북한의 적대적 관계는 극한으로 치달으며 반세기를 지났다.

점차 해빙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이후, 남북한 간 체육, 문화부문과 인도적 차원의 북한 주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시행하면서 부터이다. 그 이후 한민족이라는 의식이 배양되면서 통일이라는 희망이 발아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선군정치(先軍政治)와 핵 보유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지속되었다. 종국에는 남한(대한민국)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와 함께 북한의 ‘개성공단의 전면 폐쇄와 시설 및 설비 압류’ 조치 및 ‘개성공단의 군사기지화 천명’으로 갈등과 대립의 길로 치닫고 있다.

김정은은 한 발 더 앞서 “3일 전쟁”, “1주일 전쟁”을 외치며, 남북 간에 퇴로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2대의 차량이 마주보며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 1명이 방향을 틀어서 겁쟁이(치킨-닭)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는 게임으로, 냉전시대 미소 사이의 군비경쟁을 꼬집는 용어로 차용되면서 국제정치학 용어로 굳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62년의 ‘쿠바사태’를 들을 수 있다. 지금은 흔히 정치나 노사협상, 국제외교, 산업 등에서 상대의 양보를 기다리며 갈 때까지 가다가 파국으로 끝나는 사례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된다.

일본의 게임이론 전문가인 가와니시 사토시의 연구에 따르면 A, B 두 사람이 치킨 게임에 참여할 경우, 동시에 핸들을 꺾을 때 얻는 이익은 각각 0이다. A, B 중에서 먼저 꺾는 경우에는 -5, 상대편은 5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모두 핸들을 꺾지 않는 경우를 각각 -20으로 가정한 뒤 게임을 반복하면, A와 B는 각각 큰 손해(파국)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꺾는 쪽을 선택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쿠바사태에서 케네디는 구소련에게 핵전쟁을 선포하며 완강하게 나아갔다. 이에 구소련은 마지노선을 눈앞에 두고 굴복함으로써 케네디를 한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렇다면, 남북한의 치킨게임은 어떠할까? 이대로 나아감으로써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을 영웅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북한의 김정은을 영웅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가와니시 사토시의 연구 결과처럼 양쪽 다 파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단언한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대결은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의 한계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망나니를 위해 아무리 호떡을 주어도 여전히 받아먹고 떼거리만 부린다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도록 난처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저들이 하는 짓이 우리의 안보태세를 뒤흔들고 있다. 이에 UN에서 북한의 핵 도발을 제재하자고 하고,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속보이는 일이기도 하다. 저 망나니가 남이라면 안 보거나 치킨게임이라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손아귀 속에서 떨고 있는 이들은 남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다.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마지막 발악 상태라고 본다. 이 때 우리가 단절과 대립을 감행하면, 북한의 동포들은 통일에 대한 희망을 잃고 좌절 상태에서 별 도리 없이 김정은을 중심으로 되 뭉치게 해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들의 내적 불만과 절망감이 외부로 유도되어 남한을 증오의 대상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통일의 길은 어디에 존재할 수 있겠는가? 내 가족, 내 민족을 상대로 치킨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지난한 일이라도 어르고 달래서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 때로는 혼을 내키더라도 품에 안아야 한다. 머지않아 김정은 망나니는 내부의 힘에 의해서 축출되어질 것이며, 북한의 진정한 내부 역량이 자연스럽게 우리와 손을 잡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그 날이, 그 날만이 진정한 우리의 소원인 ‘이 겨레 살리는’ 평화통일을 맞이하는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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