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투표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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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투표는 해야 합니다
  • 최선경 <홍성군의원·칼럼위원>
  • 승인 2016.03.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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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이 그 놈인데 투표는 뭣 하러 해? 지들끼리 쌈박질이나 하는 걸…”
시장에서, 거리에서 만나는 주민 여러분들의 심기가 무척 불편함을 느낀다. 계속되는 각 정당들의 막장 공천 행태를 지켜본 국민들은 짜증을 넘어서 이제는 선거고 뭐고 무관심에 이른 지경이다.
연일 ‘공천 대학살’에 대한 뉴스가 오르내리면서, 권모와 술수, 배신과 보복이 판치는 정치현실을 국민들은 지켜봤다. 유난히 이번 총선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각 정당이나 후보의 정책 및 비전 제시는 발견하기 어렵다. 선거가 제대로 된 정책경쟁의 모습에서 한참 이탈해 있는 실정이다.
사실, 정치는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정치체계를 채택하고 있으며,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국민주권론에 따라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및 지자체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참으로 막중한 권리를 부여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권리인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여론이 높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대부분 유권자들은 나보다 힘이 있어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돈과 권력도 있어 보이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 주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를 위한 싸움에서 우리 국민 편에 서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가려서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다. 각종 선거 때마다 보면 후보자들이 자신의 역할과는 사뭇 거리가 먼 공약들을 남발하곤 한다. 시장․군수 나오는 사람이 대통령 공약을 내걸기도 하고 국회의원 나오는 사람들이 시장․군수 공약을 내건다. 하지만 각자 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시장이나 군수, 대통령은 행정권과 예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다리를 놓고, 공원을 만들고 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은 국회의원이 내걸 수 있는 공약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나라의 일을 보는 사람이다. 나라의 일이란 주무부처에서 필요한 법안을 제정하고, 불필요한 법을 없애는 역할을 말한다. 말 그대로 나라 전반적인 분야의 업무를 보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인 셈이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은 국가의 일을 하는 사람이고 국민들의 의사결정권을 위임받아 넘겨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내 의사결정권을 누구에게 넘겨줄 것인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일본군 위안부 문제·역사교과서, 테러방지법 등과 관련해 누구에게 내 의사를 대변하게 할 것인가를 따져 보는 게 바로 이번 총선을 통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얼마 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유아인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유아인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만든 이분법적이고 선악구도에서 벗어나 오픈된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참여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요즘 참 보기 드문, 개념 있는 청년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청년들의 투표율이 어느 세대보다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흔히 ‘그놈이 그놈’, ‘뽑아봤자 모두가 도둑놈’ 등의 냉소적 국민감정이 투표율 저하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은 어느 선거 때보다 더 기를 쓰고 투표해야 할 것 같다.
나 하나 투표 안 한다고 무슨 영향이 있으랴? 아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백이 된다. 좋은 후보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찍어야 한다. 좋은 정당이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지지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나쁜 짓 하면 절대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투표를 통해 보여 주자.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런 사람들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명언을 기억하면서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을 뽑기 위해 그래도 투표장에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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