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조들호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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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조들호에게 박수를…
  • 이성철 <나사렛대 교수·칼럼위원>
  • 승인 2016.06.02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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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라마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다. 너무 막장으로 치닫는다든지, 진부한 사랑타령 아니면 공연한 신데렐라 신드롬만을 불러일으키는, 말 그대로 그저 드라마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 어떤 드라마에 빠져버렸다. 그것도 정규방송 시간에 보는 것이 아니라 재방송 연속 방송 할 때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대리만족이랄까, 아니면 일종의 카타르시스? 어쨌든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요즘 세상이 여러 가지 일들로 시끄럽다. 모 그룹 정 아무개 회장 비리혐의와 그 변론을 맡았던 최아무개 변호사가 상상을 뛰어넘는 수임료로 세간을 시끄럽게 하더니, 급기야 전관인지 무언가로 홍 아무개 변호사가 다시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말이지 어쩌면 이렇게 드라마와 거의 흡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 혹시 드라마 작가가 신기(神氣)가 있어 드라마를 쓸 때 지금 상황을 예견하듯 보기라도 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 작가 찾아가서 나도 한번 점이라도 볼까?

YTN(5월 17일 밤 12시 24분)에서 요즘 한창 말이 많은 보복운전으로 어떤 운전자 구속 뉴스가 나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방송에서 보복운전의 원인을 말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 그 피해자가 사실은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드는 운전을 반복하기에 참고 참다가 급기야 추월해 보복운전을 하게 되었다는 것. 자동차에는 분명히 방향을 바꿀 때 사용하라고 달려있는 방향지시등이 있다. 그러나 그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무조건 끼어들고, 무조건 급정거하며 자신의 행위는 아무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투성이다. 이런 경우라면 요즘 흔하게 달려있는 블랙박스 장치가 있으니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 한 후 ‘원인제공자’부터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닐까. 원인제공자는 무죄라. 그럼 끝까지 참지 못한 죄?

세상은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 원인제공자는 아무리 죽을죄를 지었어도 그 상황을 견디다 참지 못하고 결과를 유발한 자에게만 죄가 있다고 하는, 정말 웃기지도 않는 편향적 판결이 진정 선한 많은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모든 분들이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대다수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모든 문제를 정확하게 사실에 의거 부당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드라마에서 정 회장은 온갖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긁어모으고자 악을 써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하자. 돈은 많을수록 좋을 테니까. 그렇게 번 돈을 좋은 곳에 쓴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뉴스에서처럼, 아니면 요즘 계속 방송에 비춰지고 있는 어떤 소녀가장처럼 정말 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있는 그늘진 곳을 찾아 그렇게 번 돈을 예쁘게 쓰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라마의 정 회장은 지검장의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심지어 아들까지도 세상을 우습게 알며 자신의 향락을 위해서 놀아난다. 그리고 그렇게 놀아나는 중에 벌어지는 살인행위까지도 권력의 힘으로 무마시켜가며 또 다른 살인을 시행하려한다. 거기에 조들호라는 전직 검사에서 쫒겨나 퇴직당한 변호사가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사건을 해결해 간다. 아직은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잘 해결하겠지. 드라마니까…

조들호의 입을 빌어 말해본다면, “세상에는 진실을 덮는 자와 그 진실을 밝히려는 자가 있다. 그리고 그 진실 안에서 진실이 진실임을 밝혀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YTN뉴스에서와 같은 문제에 조들호가 있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표현대로 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백성들의 권익과 권리와 인권보호를 위해 애쓰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이 힘없는 백성을 위하는 조들호가 보고 싶다. 그늘진 곳에서 힘없이 당하고 사는 백성들을 위해 진정으로 수고하며 애쓰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조들호와, 본래의 직무와 마음가짐을 되살려가며 정의를 되찾아 가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신지욱 검사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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