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상태바
전화위복
  • 이은희<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대표·주민기자>
  • 승인 2017.01.05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해의 새해 보다 더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새해 첫날 섬기는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렸습니다. 송구영신의 뜻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이란 뜻이죠. 각자의 기도제목이 무엇이건데, 그들의 국정농단에 괴리감과 분노, 허탈과 좌절감에 빠진 국민을 위해! 올해는 정직함과 정의로운 가치가 인정받고 세워지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도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배 후 연세가 칠순이 넘으신 모 집사님께서 건강하란 새해 덕담을 해주셨습니다.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12월 31일에 촛불집회를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시골살이 하시던 칠순의 어르신께서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전철을 타고 광화문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어려우셨을까’ 싶어 그 어려운 걸음을 어떻게 하셨나고 물으니 당신이야 살 날이 얼마 안남아 그냥 눈 딱 감고 포기하고 살 수 있겠지만, 이제 초등학생이 된 손주 녀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그래서 손주 녀석들만큼은 살만한 세상에서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걸음을 하셨다고 합니다.

두 달간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에 우리 교회 집사님처럼 어려운 걸음을 하신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많은 참여자들의 염원은 하나일 테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그래서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 물질의 가치가 최고라 잘못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 걱정스러웠는데 촛불집회에 참여한 어르신들과 초등생들의 소신 있는 발언을 보며 다시 희망을 갖습니다.

어디로부터 이렇게 선하고 정의로우며 해학의 미까지 갖춘 청소년, 그리고 시민들이 몰려나왔는지… 추위에 걱정도 되고 함께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참여하는 국민이 늘어날수록 속내는 뿌듯하기만 합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시민들이 우리사회의 적폐 사례로 꼽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나 사드배치 문제, 한일위안부 합의 등을 토론하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주거, 교육, 의료 사회복지 등 지역의 의제를 놓고 청소년과 어르신이 함께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동안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은 관료와 전문가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시민이 주권자가 되어 갑니다.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 정치는 삶의 일부가 되겠지요? 그런 기대를 해보며 대선주자들의 이야기에 눈을 돌려봅니다. 대선주자들은 새해를 맞아 화두를 재조산하(再造山河), 마부위침(磨斧爲針), 불파불립(不破不立), 사불범정(邪不犯正) 등 사자성어에 담아 제시했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사자성어는 아니지만 민주주의를 제시했습니다. 새로운 정부와 우리사회가 뿌리부터 철저히 민주주의의 근본을 지켜가야 한다는 뜻이겠죠.

대선주자들의 메시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다시, 새로, 청산 등입니다. 단지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메시지였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총명한 눈으로 대선주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가,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국민 모두가 정치의식을 고양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전 가장 어려울 때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힘을 믿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