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귀뚜라미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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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귀뚜라미 무엇이 문제인가?
  • 박승규 전문기자
  • 승인 2017.08.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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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 박승규의 곤충 이야기<6>
오아시스에 산란중인 성충.

최근 경기도 한 지역에서 식용귀뚜라미를 대량 사육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노인들로부터 약 2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아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지 못하고 사기를 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은퇴한 노인들이어서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사실 최근 식용곤충 사육 붐이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판로에 관해서는 사육자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소비처가 분명히 정해진 곤충을 선정해 사육해야 한다.

정식 식품으로 식품공전에 식품의 원료로 등록된 곤충은 2015년에 갈색거저리(고소애)와 쌍별귀뚜라미, 2016년 12월 28일에는 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와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등재돼 이제 연구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다.

식용곤충을 대상으로 한 연구 개발과정은 1년 6개월에서 7개월이 경과된 아주 짧은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식용 곤충을 대상으로 한 연구, 개발 성과로 나타난 대량 소비나 약품회사나 식품 회사에 대량 납품 과정은 이제 초기 입문 단계라고 판단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곤충 사육자의 책임 아래 식용곤충을 사육하고 판매처를 개척하는 등 곤충 시장에 적응하고 대처해 나가는 초기 과정이기에 곤충 사육을 잘 모르고 접근하면 자칫 사기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식용곤충을 사육하려면 우선 곤충의 생리적 특성을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식용으로 사용되는 쌍별귀뚜라미는 우리나라 곤충이 아니고 아열대 지방에서 수입한 종이다. 이제는 쌍별귀뚜라미의 개체수가 많이 늘어나서 토종 곤충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우리나라 토종 귀뚜라미는 멀리 뛰기를 잘 하는 습성이 있어서 좁은 사육장에서 대량 사육하기에는 어렵지만  쌍별귀뚜라미는 멀리 뛰는 기능이 퇴화하여 좁은 면적에서도 대량 사육이 가능한 곤충이다.

또한 숲이 우거진 어두운 장소에서 자연 서식하던 곤충이라 불빛이 없는 어두운 장소에서도 잘 자란다. 다만 쌍별귀뚜라미는 식욕이 왕성해 먹이를 자주 줘야 하고 수분 공급을 잘 해야 잘 자란다. 양질의 먹이를 공급하면 알에서 성충까지 28일에서 35일이면 성장이 가능하지만 먹이의 질이 뒤지면 45일에서 50일까지도 걸리니 먹이 먹는 기간을 줄이고 사육장소의 순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양질의 먹이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먹이, 인삼과 같은 고품질의 먹이를 첨가해 기능성 식품으로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운동선수들이 격렬한 운동 후에 피로 회복용으로 먹는 에너지바가 귀뚜라미로 만들어졌다는 인터넷 기사를 접한 적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귀뚜라미를 이용한 에너지바 뿐만 아니라 통조림제품, 분말제품 등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지 않아 이러한 제품들이 개발돼 마켓에서 판매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곤충의 생리적 특성과 사육 환경을 자세히 이해하고 사육을 시작한다면 결코 사육에 실패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곤충은 넓은 장소에서 사육하면 동선이 길어 노동력이 많이 들지만 좁은 장소에 밀집해서 사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노동력의 절감뿐만 아니라 투자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식용곤충은 대부분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매우 높고 불포화 지방산이 전제 지방의 75% 내지 80%이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서도 미래의 식량으로 추천한 식품이다. 필자는 건조된 귀뚜라미를 자주 먹는데 어려서 먹던 메뚜기 보다 좀더 고소해서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는 건강한 식품이다.
 

계란 판에서 자라는 유충.
다자란 성충.


박승규 전문기자<내포곤충학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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