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에도 질병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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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에도 질병이 있을까?
  • 박승규 전문기자
  • 승인 2018.01.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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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박사 박승규의 곤충 이야기<14>

필자가 오랫동안 곤충들과 생활하면서 요즘처럼 곤충에 생기는 질병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 본 경험도 없었던 것 같다.

곤충의 특징이 일생이 짧고, 같은 먹이를 한 장소에서 집단적으로 먹으며, 좁은 장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변태 과정이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는 특징이 있어서 흰점박이꽃무지의 애벌레(굼벵이)시기에 곰팡이 병이 발병되면 집단적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 조류 독감이 발병하면 인근의 닭들을 모두 매몰하게 되는 것처럼 곤충도 질병에 매우 취약한 면이 있다. 곤충의 애벌레들은 기문(호흡기관)으로 호흡한다.

어린 애벌레의 연약한 피부인 기문 부근에 곰팡이 병이 착상하게 되면 호흡이 불가능해 애벌레가 사는 곳의 상층부로 올라와 죽는다.

이런 애벌레의 행동 특징으로 곤충을 대량 사육하는 사람들은 사육중인 곤충이 곰팡이 병에 걸렸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곤충의 질병에도 잠복기가 있다. 애벌레시기에 나타나지 않은 질병의 모습이 성충이 되려고 만들어 놓은 번데기 방 속에서도 발현된다. 거기서 성충이 모두 죽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이렇게 대량 사육중인 곤충의 애벌레에 나타나는 질병으로는 곰팡이 병인 녹강병, 백강병, 물렁병 등이 있다.

최근 식용곤충 산업이 발달하게 되자 곤충을 대량 사육하게 되고 이런 대량 사육과정에서 사육상자 속에서 몇 개월씩 사육하게 되면서 나타나게 되는 현상인데 공기 중에 있던 녹강병, 백강병 균이 적당한 습도와 온도가 되어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착상 하게 된다.

이때 곰팡이 균에 감염된 애벌레가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균이 여기저기 퍼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주 크고 튼튼한 애벌레는 현재 질병이 나타나지 않았어도 안심은 금물이다. 현재 나타나지 않았어도 번데기가 되어 성충이 되기 직전에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작은 애벌레보다 크고 튼튼한 애벌레는 잠복기가 길어서 현재 질병이 나타나지 않았어도 성충이 되기 전엔 꼭 나타나게 된다.

사람에게 나타나는 질병은 사람의 생명이 길어서 치료과정에서 투여되는 예방약도 있고 다양한 처방이 있을 수 있지만 곤충은 생애 주기가 매우 짧아서 한 번 질병에 감염되면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대량 사육 과정에서 곤충 질병 중 곰팡이 병에 감염된 애벌레가 발견되는 즉시 애벌레 전체를 소각하거나 땅에 묻어 다른 사육상자로 전염되는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애벌레라고 골라서 다른 사육 상자 속에 넣는 순간 다른 사육 상자 속의 싱싱한 애벌레 까지 모두 감염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곤충의 질병은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곤충 사육장의 사육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거나 온도와 습도를 잘 관리하면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 해 한두 번 정도 락스나 크레졸 비누 액으로 소독을 하면 곰팡이 병을 예방을 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박승규 전문기자<내포곤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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