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오줌싸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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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오줌싸개에요
  • 남동현 칼럼위원
  • 승인 2018.11.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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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장하면서 습득해야 할 발달과업 중 하나가 적절하게 소변과 대변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이다. 대게 정상적인 발달을 하는 아동은 만 나이로 3~4세경 이전에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한다. 물론 그 이후에도 간헐적인 실수 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습득 연령은 이와 같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은 대변을 먼저 가릴 수 있게 되고 나중에 소변, 특히 밤 시간 소변을 가장 마지막 단계에 가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적절한 나이가 찼음에도 불구하고 소변을 자주 가리지 못하는 경우 ‘유뇨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아동에서 2~3%의 유병률이 보고됐다. 만 5세 이상에서 소변을 가리지 못할만한 다른 신체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옷이나 그 밖의 부적당한 장소에 소변을 자주 지리게 되는 질환을 유뇨증이라고 한다. 유뇨증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 유뇨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성 유뇨증은 처음부터 소변을 가리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이차성은 이전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뒤늦게 다시 가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를 일컫는다. 일차성 유뇨증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신경생리학적 성숙이 덜 된 때문으로 보는 관점이 많다. 즉 소변을 적절하게 가릴 수 있는 대뇌 신호체계의 성숙이 아직 부족한 것으로 연령이 차고 뇌신경계가 성숙하면서 자연스레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차성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전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다시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으로 아마도 정신사회적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예컨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 등의 환경적 변화나 동생이 새로 태어나는 등의 가정적 변화, 부모간의 갈등, 또는 그 밖의 부모와의 애착 관계 불안으로 인해 아이가 퇴행 행동을 보이게 되고 그 중에 하나가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유뇨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유뇨증이 진단되면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다각적으로 시도된다.

우선 유뇨증 아이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동반질환부터 확인해 봐야 한다. 이를테면 선천적인 비뇨생식기 계통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소아청소년과 등을 방문해 먼저 평가를 해봐야 한다. 또한 주의력결핍 과다활동 증후군(ADHD)이나 수면장애, 발달장애 등이 동반돼 있는지도 평가해 봐야 한다. 이러한 동반질환으로 인해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 함께 강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동치료적 접근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낮 시간 소변을 일정시간 참았다가 보는 연습 등이 방광활동능력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밤 시간에는 취침 전에 소변을 미리 보는 훈련, 자는 도중 일정 시간에 깨워 소변을 보게 하는 훈련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정한 시간에 배뇨를 시도할 수 있게 하되 아이가 지나친 심리적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을 지리지 않고 적절하게 해결할 때마다 아이에게 충분한 칭찬과 보상을 해 주되 잘 하지 못했다고 해서 지나친 벌을 주는 것은 좋지 못하다.
상담치료 또한 도움이 되는데 가정적·환경적 문제에 대한 면담을 통해 아이의 불안과 긴장을 낮춰 주는 것이 치료에 유용하다. 필요시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유뇨증 경과 자체가 재발성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모가 충분한 인내를 갖고 반복적으로 아이를 감싸주고 안심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남동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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