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어디까지 먹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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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어디까지 먹어봤니?”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2.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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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오관리 길쭉이호떡

겨울이면 빼놓을 수 없는 간식 중 하나가 호떡이다. 물론 여름에도 먹기는 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달콤한 설탕과 함께 호호 불어가며 먹는 호떡의 참맛은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거기에 뜨끈한 오뎅국물 한 모금을 더하면 이보다 든든할 수 없다.

호떡은 중앙아시아와 아랍 쪽 사람들이 주요 생산물인 밀가루를 반죽해 화덕에 굽거나 튀겨 먹은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화교가 들어오면서 호떡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인천 제물포에서 처음 만들어 팔기 시작한 호떡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돼 꿀이나 설탕 등을 넣어 납작하게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전쟁 때 부산에 정착한 피난민들이 호떡 안에 견과류 등을 넣어 일명 씨앗호떡이 탄생했다. 이밖에도 군산의 중동호떡, 아산의 삼색호떡, 속초의 찹쌀씨앗호떡 등 지역별로 특색 있는 호떡들이 등장했다.

홍성에서는 홍성전통시장 홍성빵집에서 판매하는 호떡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방송과 언론매체에 전파를 타면서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이 났다. 홍성빵집 호떡은 쇠틀에 구워내 기름기가 없어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멀리 타지방에서도 호떡을 먹기 위해 올만큼 50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맛이다.

새롭게 등장한 길쭉이호떡은 호떡의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마치 카스테라 같은 모양의 호떡 안에는 꿀이나 치즈가 들어간다. 요즘 인스타에는 길쭉이호떡을 먹고 누가 얼마만큼 치즈를 늘이느냐를 놓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는 한다. 냉동상태로 오는 길쭉이호떡을 먼저 찜기에 올려 일차로 익히고 주문이 들어오면 철판에 마가린을 두르고 노릇하게 구워낸다. 일반호떡이 동그란 판으로 눌러 만드는 것과는 달리 통통하고 갸름한 모양새를 유지하기 위해 손이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겉만 타버린다.
 

지난달 25일 홍성읍에 문을 연 길쭉이호떡을 운영하는 정일권 대표는 학생들과 주부들에게 인기만점이라고 말한다. “일반 호떡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호떡 무게의 2배 정도가 돼서 먹고 나면 그야말로 든든한 간식이다. 주부들은 아예 냉동된 상태로 사가지고 가서 집에서 버터로 구워 아이들 간식으로 주기도 한다.”

길쭉이꿀호떡에는 견과류와 벌꿀이 함유돼 있고, 길쭉이치즈호떡에는 자연산 모짜렐라치즈와 찹쌀이 함유돼 있다. 이밖에도 길쭉이팥호떡과 길쭉이잡채호떡이 있다. 정 대표는 호떡 옆에 오뎅도 저렴하게 함께 판매하며 가게 안 의자를 놓아 추운 겨울 호떡과 함께 추위를 녹이도록 배려했다. 

물론 모든 길쭉이치즈호떡의 치즈가 매번 쭈욱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손에 쥔 순간 엄청나게 뜨겁다. 호호 불어 ‘치즈야 늘어나라’ 외치며 한 입 베어 물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실망은 금물이다. 돈을 내고 한 번 더 사먹으면 된다. 쫄깃한 찹쌀반죽 사이 모짜렐라 치즈의 풍부한 향으로 인해 금세 당신의 입과 눈을 호강 시켜줄 테니 말이다.

메뉴:길쭉이꿀호떡, 팥호떡 1500원, 길쭉이치즈호떡, 길쭉이잡채호떡 2000원, 오뎅 500원, 영업시간:10시30분~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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