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 우리 동네 꾸러기 온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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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 우리 동네 꾸러기 온에어
  • 정수연 주민기자
  • 승인 2019.05.0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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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책읽기와 자전거 타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듯이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으로 안전하게 안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디어교육자 경인교대 정현선 교수의 말이다. 아이들과 현장에서 만날 때마다 이 말을 곱씹어본다.

지역아동센터의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가정환경이다. 부모님이 대부분 맞벌이이기 때문에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간다. 더 늦게 가는 경우도 많기에 대부분 기초적인 학습을 지역아동센터에서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받아야 할 미디어교육(특히 리터러시교육)은 거의 전무하다. 

그런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처음 미디어교육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매우 사소했다. 아이들이 내게 툭 내뱉는 말 “선생님 북한과 전쟁나나요?”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과 미국관련 자극적인 뉴스를 자신의 관점으로 거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미디어교육, 특히나 미디어를 바르게 읽고 쓰는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우리 동네 꾸러기 온에어’ 프로그램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우리 동네 꾸러기 온에어’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미디어에 대한 개념을 깨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사전적 의미로 미디어는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인 정보를 주고받는 도구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미디어가 무엇이니?” 라고 물으면 그저 사진, 영상(특히 유튜브)라고 답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콘텐츠 자체를 미디어로 이해하는 친구들의 생각을 깨어주고자 사진 뿐 아니라 그림, 글, 소리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의 주요 주제는 ‘학교 가는 길’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이 거의 대부분 동일 초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각자의 집 또는 지역아동센터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대한 기억과 표현이 선명했다. 같은 주제를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 제작해보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시각이 넓어지기를 기대했다.

휴대폰카메라는 익숙해도 실제 디지털카메라며 폴라로이드카메라 같은 도구를 만져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이 친구들에게 장학재단의 지원 덕분에 1인 1대의 디지털카메라를 쥐어줄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 카메라를 가지고 밖에 나가는 날을 정말이지 좋아했다. 별 것도 아니고 매일 가다시피 하는 ‘학교 가는 길’을 매번 새롭고 신기하게 그려냈다.

신기한 것은 어른들이 중요하다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쳐 가는 건물, 가게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표현해 내었다. 특히 그림으로 표현할 때는 문방구와 편의점이 가장 크게 그려졌다. 아이들의 세상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수업을 통해 나 또한 유년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내 기억 속의 학교 가는 길도 구멍가게, 작은 분식점, 학교 앞 문방구 등이 가장 선명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참여하는 학년과 지도하는 주 강사가 달라졌을 뿐이다. 작년 나와 함께 보조강사로 이 수업에 참여한 동료가 올해는 주강사로서 수업을 진행한다. 작년보다 더 역동적인 아이들이 올해는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또 어떤 글과 그림, 사진과 소리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올해도 11월 중 결과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많은 지역 주민 분들께서 찾아와 아이들이 그려내는 미디어세상을 느끼고 함께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미디어로 만나는 더 큰 세상 ‘우리 동네 꾸러기 온에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삼성 꿈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홍성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미디어교육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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