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해경 방문교육지도사

"항상 힘을 주고 언제든 내편이 돼주는 방문교육 선생님이 계셔서 살아가는데 희망을 느낀다."
보티가이(베트남) 씨는 아직은 서툰 한국말로 방문교육지도사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시부모와의 갈등, 우울증 등으로 힘들어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누구라도 위로의 말과 함께 내 편이 되준다는 자체만으로 커다란 희망을 갖는다."
지난해부터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며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생활정착을 돕고 있는 이해경(49) 씨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 사회복지관과 각 마을 정보화교육장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교육을 담당했다. 처음엔 글을 전혀 몰랐던 어르신들이 장 보러 나오면서 구입품목을 적어 물건을 빠트리지 않고 사갈 수 있어 좋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봉사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문교육지도사에 대한 생소한 느낌이었지만 다문화 가정을 방문해 그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불편한 것이 뭔지 힘든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다문화가정 방문교육서비스는 경제적 어려움과 접근성이 좋지 않아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결혼이민자를 위해 전문상담원이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국어교육과 아동양육지원, 임신ㆍ출산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동양육지도서비스는 자녀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1세~만12세미만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아동 양육 전반에 걸친 교육과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어교육서비스는 언어소통 문제로 한국생활 조기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국 3년 미만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방문교육서비스는 방문지도사 1명이 4가정을 담당해 1가정 당 주 4시간 각 가정의 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으로 지도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면서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갈등이나 다툼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이해경 씨는 "가족이나 사회가 이주여성이 사회에 일방적으로 융화되고 수용되기를 강요하는 것보다 먼저 이주여성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경 씨가 다문화 가정을 방문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한국의 시어머니와 남편들은 이주여성들이 시집 온 날부터 변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해경 씨는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오자마자 김치를 먹고 하루아침에 그들이 20여년 동안 살아온 문화를 바꾸기를 원한다"며 "이주여성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길 바란다. 조금씩 서서히 익숙해 질수 있도록 배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주여성들에게는 "우선적으로 인사예절, 의복예절 등 생활 속에 묻어나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시집을 오면 한국여성들도 시댁 풍습을 따라야 하듯 시부모 공경과 시댁문화를 따르며 먼저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류비ㆍ생활용품 구입비까지 사비 털어 제공, 처우 개선 시급
이렇듯 때로는 한국어 교사로, 또 친절한 상담자로, 언니가 되기도 한고 엄마가 되기도 하는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방문지도사 한 명이 담당한 가정은 모두 4가정으로 각 가정별로 지리적 차이가 많이 나 길게는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가정을 방문하다 보면 만만치 않은 유류비를 방문지도사가 감당해야 된다. 또한, 가정을 방문하다보면 시내에 외진 곳에 위치한 다문화 가정에서 원하는 생활용품 등 필요물품을 사비를 털어 직접 구입해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현재 방문지도사에게는 별도의 유류비가 지원되지 않고 월 80만원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경 씨는 "방문교육지도사는 직업이라는 의미보다 자원봉사자라는 생각으로 활동을 해야 된다"며 "때론 각 가정을 방문하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이 크지만 그보다 봉사에 대한 마음이 더 크기에 보람으로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밝게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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