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출 한달 새 11명…이대로 방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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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가출 한달 새 11명…이대로 방치하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1.01.2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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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가장 큰 원인은 가정 해체… 집 나가는게 아니라 쫓겨 나는 것
인터넷 채팅 통해 숙식해결…반복가출ㆍ일탈행위 이어져 대책마련 시급


최근 청소년 가출이 늘면서 반복ㆍ장기가출 경향까지 생겨나 문제가 되고 있다.

청로회 이철이 회장에 따르면 1월 한달 사이 가출한 청소년이 11명에 이르며 신고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되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출청소년 대부분이 또다시 3~4회 반복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연령층은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여학생이 6명, 남학생이 5명이다. 이들이 가출하게 된 주 원인은 부모의 경제적 문제(맞벌이)나 가정문제(잦은 부부싸움ㆍ이혼ㆍ재혼) 등으로 부모와의 대화가 단절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혼자 견디다 부모보다 친구가, 가정보다는 주변환경이 자유로워서 가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새어머니와 다툼 끝에 집을 나온 정모(17) 군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인터네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또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논산으로 갔다. 청로회 이철이 회장이 수소문 끝에 정 군을 찾아 집으로 데려왔지만 가족들은 정 군을 반겨주지 않는다.

택시기사인 아버지와 두 살 위인 오빠가 가족의 전부인 이모(16) 양은 방학 중 자신을 귀찮아 하는 오빠와 단 둘이 집에 있으면서 소외감을 느끼며 맹목적으로 집을 뛰쳐나왔다. 지역 내 친구 집을 전전긍긍하던 이 양을 이철이 회장이 찾아 귀가 시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지만 가출 청소년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이들이 사회의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철이 회장은 "가출 청소년들을 수소문 끝에 태안․논산 등지에서 찾아오지만 전문상담조차 받지 못한 채 귀가조치만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출 청소년 대다수는 반사회적인 특성이 강하고 반사회적 행동을 실천에 옮겨 일탈이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게 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단순한 쉼터가 아닌 가정과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전문 치료형 쉼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출 청소년의 부모 김모 씨는 "생업에 종사하며 하루하루 빠듯하게 살다보니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들을 돌볼 겨를이 없다"며 "가출한 아이를 찾아와도 돌봐줄 여력이 없어 아이를 포기한 상태"라며 사회적 차원의 도움을 요청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 백혜정 박사는 "가출 청소년의 대부분은 심각한 가정 위기를 겪고 있고 결국 이들에게 가출은 스스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쫓겨 나는 것"이라며 "거리로 나온 아이들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아이들과 어울리며 공동체감을 느끼고 그 안에서 가족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들끼리 모이다보니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탈선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가출을 해결하는 대안은 먼저 예방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의무적인 부모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애정결핍인 아이들은 부모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다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각인시켜줘야 한다. 또한 보호관찰 청소년과 학교 부적응 학생, 중도 탈락 학생들을 위한 그룹홈을 이뤄 개별 상담은 물론이고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당장 함께 아픔을 나눠줄 친구들이 가족이기 때문에 이들을 억지로 떼어놓으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겨 또다른 일탈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가출 청소년의 학업 복귀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 프로그램으로 가출 전문인력을 구성해 상담, 진로지도, 가족상담, 직업재활 등의 전문적인 원스톱서비스와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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