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상태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 최철수(전 천수한의원 원장)
  • 승인 2011.08.11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철수의 삶·사회·소통
사람은 대개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살게 마련이다. 그 자부심과 자긍심의 뿌리는 부와 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돈과 지위인 것이다.

지금은 처지가 비록 궁하고 존재 없는 몸이라 하더라도 즉 빈천하다 하더라도 전에는, 또는 자기의 선대에는 부귀한 집이었다는 자긍심인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 위치에 올라야 하겠다는 희망으로 산다.
자기의 처지가 어떠하든 간에 양심적으로 정당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떳떳한 삶을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산다는 것은 황금만능과 경제 제일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사회현실에서는 높은 정신적 수양이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력을 따르고 세력을 과시하게 되는 것인데, 서구의 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최선의 가치체계, 정치체계로 보편화 되어있는 오늘날에 와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 한국사회에서의 그 세력의 뿌리와 그 정당성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봉건 조선왕조시대의 조상의 벼슬에 대하여, 소위 양반이라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은 이제는 많지 않겠지만 그 시대에 형성된 그 벼슬이란 것의 미련 때문에 즉 그 시대에는 벼슬이면 도덕성과 부와 귀를 한꺼번에 얻는 것이었으므로, 심지어는 일제강점기에는 적국인 일본에 붙어 일본 왕이 주는 벼슬을 한 것조차도 벼슬에만 정신이 팔려서 도덕성이 없는 수치스러운 일인 줄은 모르고 긍지로 생각하여 살았고, 현금에 와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정권이 국민에 의하여 단죄되고 반민주적 독재 정권으로 역사적으로 그 정당성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독재시대에 불의한 세력에 추종하여 성공한 부도덕한 기득권세력들 (특히 조·중·동으로 지칭되는 언론권력과 재벌)이 독재시대에 누렸던 부귀와 영화를 부끄러워하고 자숙하고 반성하기는 고사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오히려 자랑하고 정당화하고 세력화 하려는 데에 오늘날 한국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본은 망했어도 친일파는 의구(依舊)하였으며 독재자는 국민에 의하여 권력을 빼앗기었어도 그 세력은 그대로 남아서 잃어버린 10년이니 부패가 무능보다 낫다느니 하면서 시대를 다시 독재의 시대, 도둑의 시대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수명이 다하여 갔으나 단 한명의 친일파도 처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당시의 독재정권하에서는 3·1운동이나 8·15해방에 대한 기념행사를 하였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었으며 항일 순국선열에 대한 모독이었던 것이다.

악인은 선인을 죽이지만 선인은 악인을 죽이지 않는다. 살인은 최대의 악이다. 돈으로 인하여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살인강도이고 권력을 위하여 사람을 죽이는 것이 독재자다. 그래서 강도나 독재자가 무서운 것이다.

이제 정치권력은 어느 정도 민주화 되었으나 부정한 재벌과 언론은 민주정부의 관용으로 살아남아서 과거사를 반성하기는 고사하고 거꾸로 민주세력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총칼에 의한 독재가 이제는 국민을 속이는 언론과 재벌에 의한 독재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시대에는 언론이 즉, 여론이 권력이 되는 것인데 독재시대에 성장하여 신문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는 천박과 부도덕한 수구언론이 이제는 재벌의 앞잡이가 되고 동업자가 되어 거꾸로 여론을 지배하고 정치를 지배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저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거짓되고 무책임한 언론이야 말로 나라를 망치는 암적인 존재다. IMF 위기를 초래하여 경제를 망친 정권은 옹호하고 반대로 이를 극복한 정권을 공격한 언론은 어느 언론 이었던가! 애써 조성된 남북의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에 재를 뿌리고 전쟁분위기를 조성하여 남북관계를 전쟁일보직전까지의 상황으로 몰고 간 언론은 어느 언론이었던가!

이제 선량한 국민은 과거의 독재자를 대신한 새로운 상전을 만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새로운 상전에게 지배당하지 않으려면 더 나아가 과거의 독재시대, 도둑의 시대로 회귀하지 않으려면 국민이 각성되어 재벌의 앞잡이인 천박하고 거짓된 언론에 속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속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들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당장의 돈에 대하여 욕심을 내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천박한 언론은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악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으로는 친일파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친일파의 청산은 혈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친일파에게서 알게 모르게 따라 배운 이러한 돈에 대한 욕심과 거짓 즉 불의하고 이기적이며 선악은 개의치 않고 저만의 이익을 위하여 무조건적으로 힘 있는 세력을 따르는 철면피한 친일파적인 사고에서의 탈피, 더 넓은 의미로는 권위주의에서의 탈피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권위주의란 기득권세력이 과시하고 있는 그 돈과 지위가 그것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없고 단세포적으로 단지 그 돈과 세력만을 부러워하고 우러러 보는데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벌과 수구언론은 왜곡된 언론을 통하여 진실과 양심에 관한 문제와 사회정의에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애써 냉담하고 무관심해지도록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깨달아야 한다. 즉 왜곡언론이란 사실을 거짓되게 보도하는 것이어서만이 아닌 것이다. 평상시에는 저들의 본색을 감추기 위하여 사실보도를 하다가도 어느 결정적 시기에는 국민이 꼭 알아야할 중요한 핵심적인 문제는 보도하지 않거나 가볍게 취급하고 엉뚱한 문제를 크게 다루어 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린 가운데 저들에게 유리한 악법을 만들 수 있도록 정치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즉 언론장악 7대악법등을 만들어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저들의 이익을 지키고 국민을 지배하려고 한다. 또 세월이 흘러 과거 독재시절의 해악을 국민이 잊을 만하니까 이제는 저들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독재의 해악은 아주 덮어버리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거꾸로 과거의 독재자를 미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민주주의시대에 와서는 과거 봉건시대에 뿌리를 둔 “권위주의의 잔재” 즉 돈과 세력을 과시하고 돈과 세력을 따르려는 시도를 우리 사회, 우리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 민주화의 관건이다.

케케묵은 우리의 권위에 대한 즉, 벼슬이란 것에 대한 잠재적인 의식구조인 “권위주의”가 천박한 수구언론에 속게 되는 원인인 것이며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지배당하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근대의 역사에서 실패로 끝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도 바로 이 권위주의의 타파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군왕의 절대권력 에서 비롯된 권위주의 시대의 덕목인 “충성”의 개념도 이제는 덕목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대통령이 되는 이 민주주의 시대에는 “정직”과 “사랑”이 절대적인 덕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충성의 개념 속에는 인권과 생명을 무시하고 경시하는 의미가 있으며 자신의 지위를 지키려는 비양심이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량하고 덕이 있고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다. 즉 사람은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적인 심성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존경의 대상이 된다. 민주주의 시대에는 사람 사이의 관계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돈이 있고 지위가 있고 힘이 있는 사람은 사람을 지배할 수는 있지만 존경의 대상은 되지 못한다. 지배자에게는 굴복은 하지만 내면으로부터의 존경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굴복은 정직이 아니고 거짓이기 때문이다. 독재시대의 사람사이의 관계는 지배와 굴복의 관계였다. 민주주의 시대에는 지배자는 없다. 국민을 사랑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민주주의시대에 와서는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구분하는 기준으로도 좌익을 제거하려는 의도에서 발단된 좌우익으로의 구분은 물론 이거니와 지켜야할 보수의 가치가 분명하지 않은 보수와 진보로의 구분도 그 기준이 분명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는 그가 얼마나 권위주의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얼마나 민주주의적인 사람인가로 구분하는 것이 보다 분명하고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나 좌, 우익의 대립이 있다기보다는 어느 면에서는 오직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와의 갈등만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