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해방과 빨갱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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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해방과 빨갱이 <1>
  • 최철수(전 천수한의원 원장)
  • 승인 2011.08.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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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수의 삶·사회·소통
“어둡고 괴로워라 밤이 길더니
삼천리 이 강산에 먼동이 텃네
동무야 자리차고 일어나거라
산 너머 바다건너 태평양너머
아 아 자유의 자유의 종이 울린다”

이 노래는 8·15 해방 직후에 우리나라에서 감격적으로 불리던 노래였다. 우리 동포의 미국에 대한 간절한 기대와 소망이 담기어 있다. 그런데 이후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 되었던가? 미국은 우리의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빨갱이’란 말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었다.

빨갱이란 말은 해방정국에서 민족 반역세력인 친일파들이 미국을 등에 업고 외세를 거부하는 민족적이고 양심적인 애국인사들을 모욕하여 공산당으로 몰아 죽이기 위하여 조작해낸 상징 언어이며 현재에 와서는 수구종미세력이 민주세력인 국민을 좌파·친북·종북 세력이라는 이름의 잠재적인 적으로 공격하는 수단이 되게 하는 본질 개념인 것이다.

해방 당시를 돌아다보면 해방이 됨으로써 일본사람들은 무사히 제 나라로 돌아가기만 하면 그만이었으나 저만의 이익을 위하여 제 민족을 배반하고 적에게 붙어 그 앞잡이가 되었던 극열한 친일파들은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들 반민족 세력들은 미국과 이승만의 수족이 되어 살아남아서 오히려 왜정시대에 일본인의 수족으로서 제 민족을 학살하였던 그 수법 그대로 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양심적 애국인사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그것을 발판으로 하여 세력을 잡아서 오늘날까지 이 나라의 주류 세력으로 군림해 오고 있는 것이다.

빨갱이란 말은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여 칭하는 말이지만 그보다는 실제의 공산당원도 아니면서 공산당으로 몰리거나 몰려서 죽은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이 역사적 현실에 맞는 말이다. 골로 간다는 말이 여기에서 생긴 말인 것이다.

친일반역자의 불법과 실체를 감추기 위한 공포분위기 조성에 재수 없이 걸려든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의 목숨이 재수에 달린 공포의 시대, 야만의 시대, 암흑의 시대이었던 것이다.
빨갱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사유재산 제도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는 공산주의자를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지도 않고 함부로 빨갱이란 이름을 붙여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인가? 이는 마치 봉건 조선왕조시대에 기득권세력이 권력을 위하여 반대파이면 무조건 역적이란 누명을 씌워서 삼족을 다 죽여 제거하였던 것과 같은 수법이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빨갱이란 말은 나라는 생각하지 않고 저만의 이익을 위하여 재빨리 적에게 붙은 비양심적이고 파렴치한 도둑의 심보를 가진 친일 반역자들이 거꾸로 나라를 생각하여 이기적이지 않고 양심적이며 염치를 아는 양식이 있는 선량한 사람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서 꾸며낸 말이었다.

양심을 버리고 민족분단 세력에 붙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도록 국민을 협박한 말이었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거꾸로 되는 단초가 바로 이 빨갱이란 말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선과 악이 뒤바뀌는 시작이었다. 차마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고 만 것이었다. 명색이 ‘자주독립국’이라는 나라에서 친일 친미의 외세추종세력은 선이 되고 민족 자주의 애국세력은 졸지에 악이 된 것이다. 중립적인 진정한 애국세력은 좌경이니 용공이니 하여 공산당과 함께 싸잡아서 빨갱이로 매도되었던 것이다.

빨갱이란 말의 등장과 함께 이 나라의 자주적인 민주세력은 하루아침에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한다는 이들 친일 우파들이 말하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란 자신들을 위한 자유와 존엄을 말하는 것이었으며 이들의 눈에는 자신들의 반민족적 친일행각을 비판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은 모두 다 빨갱이였으며 빨갱이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살기 위하여 나라의 양심을 죽인 것이다. 이제는 아무 거리낄 것이 없는 완전한 친일파의 세상이 된 것이었다. 단 한명의 친일파도 처벌되지 않은 당시의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이승만은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여 수많은 순국선열과 목숨을 건 항일투쟁 동지들을 배신하고 친일파의 세상을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동포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외쳤던 이승만은 반대로 항일 애국세력은 배척하고 민족을 배반한 친일파의 손을 잡아 동포를 분열시킨 것이었다. 이리하여 이후 한국의 정치무대에는 무수한 변절자와 기회주의자가 등장하여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현혹시켜 왔으며 국민들은 살기 위한 방편으로 친일파를 따라 배워서 비굴하고 파렴치하고 영악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민족정기는 실종되고 예의와 염치를 아는 양심적인 사람들은 살기 어려운 도둑의 세상이 된 것이었다. 인간은 양심이 욕심을 이기기는 어려운 것이어서 옛 성인의 가르침의 핵심은 ‘욕심을 억제하라’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친일파의 세상이 됨으로써 우리 전래의 윤리와 도덕적 가치관은 무너지고 양심은 무능과 위선이 되고 오히려 친일파의 야심과 욕심이 당연시되고 정당화되는 세상이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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