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해방과 빨갱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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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해방과 빨갱이 <2>
  • 최철수(전 천수한의원 원장)
  • 승인 2011.09.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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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수의 삶·사회·소통

해방이 된지 6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저희 패거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양심 세력이 위기상황에 몰릴 때마다 빨갱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도 친일 반민족세력이 엄존하고 있다는 비극적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일당을 빨갱이로 몰아서 죽이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말 그대로 개인의 사유재산제도를 없애버린 진정한 공산당이다.

그들은 해방정국에서 소련을 등에 업고 사익을 버리고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애국적인 양심세력인양 가장하고 인민을 속여서 권력을 잡은 후에는 저희 패거리의 이익을 위하여 중립적이고 온건한 전통적인 민족세력을 친일파와 함께 싸잡아서 반동분자로 몰아 죽이고 사유재산을 몰수하여 나라의 부와 권력을 독점하였다. 최악의 독재정권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그들을 죽이지 못하는 것은 그들은 엄연히 힘이 있는 권력집단의 우두머리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본다면 이들 친일 반민족세력에게는 오히려 그들이 있음으로써 반공과 안보라는 명분으로 양심적인 국민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할 수 있는 구실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심으로는 고맙게 생각하는 존재일지도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외세를 거부하는 중립적이고 민족적인 깨어있는 양심세력은 남에서든 북에서든 좌·우 이념의 굴레를 쓰고 외세의 앞잡이들에 의해서 남에서는 빨갱이로, 북에서는 반동분자로 몰려 수난을 당하여 왔으며 나라가 분단됨에 따라 남북의 선량한 동포들은 서로 까닭 없는 원수가 되어 형제간에 적이 되고 친구 간에 적이 되어 피를 흘려야하는 결과가 된 것이었다.

남북분단의 원인을 미소 냉전의 산물이니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중간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위치의 산물이니 하는 것은 민족분단세력이 자신들의 죄과를 감추고 자기합리화를 위하여 만들어낸 변명이며 지나치게 과장된 허구적인 논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동이나 빨갱이란 말은 부지불식간에 우리 국민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의식을 마비시키고 우리의 민족정신을 말살시키는 말이다. 남에서는 권력을 잡은 친일파들이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 억압하여 왔고 북에서는 폭군이 된 김일성이 인민을 반동으로 몰아 억압하여 왔다. 빨갱이나 반동이기에 앞서 그들은 우리의 동포이고 형제이며 우리나라의 국민이다. 사람의 생각이나 사상은 그 누구도 억압할 수 없는 것인데 사상이 다르다 하여 어떻게 제나라의 국민을 함부로 죽일 수 있었던 것인가? 그 사상이란 것이 도둑질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죽이자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해방 후 친일파는 단 한명도 죽은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사람에게 빨갱이란 이름을 붙인 사람은 누구였으며 죽임을 당한 사람은 누구였던가? 빨갱이나 반동이란 말은 살인에 대한 죄의식을 마비시키는 극악한 흉기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빨갱이란 말은 그렇게 무심코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공산주의가 몰락한 오늘날에까지 와서도 의도적으로 사람을 빨갱이라고 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공산주의의 이상을 전제로 하는 역사의 반동이란 개념도 소멸된 것이며 진성 공산주의자도 따라서 소멸된 것인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공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된 최고의 통치자인 이 나라의 대통령에게까지도 서슴없이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우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며 누구의 힘을 믿고 이러는 것인가? 그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며 도대체 무엇을 위하여 왜 이러는 것인가? 그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정치에서의 극한적 대립현상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좌·우 이념의 문제도 아니며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한 현상이며, 그 원인은 해방과 함께 당연히 청산 되었어야 할 친일 반민족세력이 청산되지 않은데 에 그 원인이 있다.

이승만으로부터 전두환까지 이어진 역대의 독재정권들은 모두 다 헌법정신을 유린하여 국민의 힘에 의하여 무너짐으로써 헌법에 규정된 민주공화국정부로서의 정권의 정통성을 스스로 상실하였다.

그런데 일본을 옛날의 상전으로, 미국을 지금의 상전으로 생각하고 있는 극소수 친일 종미의 ‘반민족적인 사대세력’이 아직까지도 과거사를 반성함이 없이 오히려 과거의 독재정권을 새삼스럽게 정통성이라는 억지 주장을 들고 나와 미화하고 정당화하려고 하는데에 원인이 있으며, 여전히 ‘민족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우리국민’에 대하여 논리가 궁하면 궁극적으로는 빨갱이라는 허구적 논리와 폭력으로 억압하려고 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과거의 독재정권과 독재자를 부정하는 것이 어떻게 하여 우리의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 되는 것인가! 과거의 독재정권을 정당화하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독재정권이기 때문에 남한정권은 독재정권이 아니라는 진리는 없다. 민주국가의 권력의 정통성은 국민의 힘으로 끊임없이 바로 잡아져 나가는 것이다. 북한의 민주화는 북한 인민의 몫이고 남한의 민주화는 남한 국민의 몫인 것이다. 북한을 욕하고 비난하는 것이 북한의 독재를 약화시키는 것도 아니며, 남한의 민주화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남한의 독재를 은폐하는 수단이다. 더구나 과거의 독재자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것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북한을 빙자하여 거꾸러진 독재 권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흉계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완전한 민주화가 북한의 변화와 민주화를 돕는 길이고 또 평화의 길이고 통일의 길이다. 통일이 된 연후에라야 완전한 자주독립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지도자로 인하여 나라가 분단되고 그로 인한 동족상잔의 처참한 비극과 온갖 고난을 넘어 우리 국민은 경제를 일으키고 민주화를 이루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다.

우리 민족의 불행의 원인이며 분쟁과 분열과 갈등의 핵심인 ‘빨갱이’란 말을 굳이 끄집어내어 여기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과거의 증오를 되살리거나 누구를 모욕하거나 편을 나누어 배척하기 위함이 아니다.
민주화 퇴보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작금의 사회정치적 상항에서 과거의 사실을 진실되게 밝혀서 정직한 사과에 따르는 용서와 사랑으로 상호간의 진정한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젊은 세대를 깨우쳐서 나라의 앞날에 민주화의 좌표를 올바로 세우는 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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