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방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 가지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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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방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 가지는 것부터”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06.26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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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보건소 건강관리과 생명사랑팀
한명이 팀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생명사랑팀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군민 우울증·자살 등 정신건강 대처하는 최일선 부서
감정 소모 심한 부서라 팀원들 정신건강 관리가 필수

 

우울증이나 자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리는 말이다. 연예인들의 관련 기사가 보도되고 지난해 겨울부터는 ‘코로나블루’라는 우울증 관련 신조어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홍성군은 지난 2019년 10만 명당 40명이 자살했다. 이 수치는 충남 평균인 10만 명당 35.2명보다도 높고 전국 주요 시·도의 통계와 비교해도 심한 경우엔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군은 보건소 인력을 대폭 증원하며 건강관리과와 더불어 생명사랑팀을 신설했다.

생명사랑팀은 △예방 사업으로 자살 고위험군 발굴 △관리 사업으로 발굴된 자살 고위험군과 자살유족들 관리 △자살 유해 환경 개선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사랑팀은 팀장, 행정과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직원, 실제 사례를 담당하는 사례관리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팀장은 팀의 전체적인 운영과 팀원들의 관리에 힘쓰고 팀원들은 자살 예방 사업, 자살유해환경 차단사업, 생명존중 네트워크 체계구축, 게이트 키퍼 양성 사업 등 구체적인 사업을 운영한다. 특히 사례 관리 팀원들은 우울증·자살에 대한 위험에 처해있거나 주변 사람들의 자살 등을 경험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긴급한 경우에는 경찰이나 소방관들과 함께 출동하기도 한다.

생명사랑팀은 군민들이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군민들이 주변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이후 그 주변인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을 때 전문가에게 빨리 알리는 것까지 하도록 홍보한다. 생명사랑팀은 “자신이나 주변에 평소와 다른 이상한 징조를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했을 때, 112나 119, 하다못해 군청이나 읍·면 행정복지센터라도 생각나는 번호로 전화해 알려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최악의 상황을 만들기 전에 위기를 알아낼 수 있다면 전문가들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생명사랑팀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다고만 원활한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다. 우울증, 자살 등과 같은 감정 소모가 큰 업무들이어서 팀원 사이의 유대나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희 팀장님은 업무나 감정 상태 등 별일이 없는지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그날그날 확인하세요. 이러한 대화를 통해 감정을 풀 수 있도록 도와줘요.”

사례관리 주무관들은 이러한 한명이 팀장의 관리가 본인들의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도 예전에는 감정관리 시스템이 더 부족했는데 이젠 조금씩이나마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관리체계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 팀장은 생명사랑팀의 어려움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존엄한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사례관리에 성공하지 못했을 때 자책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러한 업무의 성격 때문에 팀원들이 많이 어려워해요.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하다보니 대상자들이 나아지고 나빠지는 모습 자체가 팀원들에게 직접적으로 감정에 영향도 오죠.” 

팀원들은 “어떤 사안이든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게끔 교육받고 항상 이성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다 보니 오히려 자신의 감정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감정공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외면하거나 응어리진 면을 풀지 못해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이 듣다 보니 부가적으로 8명이나 되는 인원인데도 팀의 유대관계는 끈끈하기만 하다. 

이렇듯 생명사랑팀은 군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든 군민을 직접 돌볼 수는 없다. 생명사랑팀은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군민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작은 행동부터 관심을 가져보세요. 우리들이 주변 사람들을 자세히 보는 만큼 우울증이나 자살과 같은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멀어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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