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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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천 새〉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7.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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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20〉
 가만석(81)  <홍성천 새>   36×26㎝ 싸인펜

가만석 할아버지는 그림 방에 오시는 유일한 남자 어르신입니다. 부인께서도 몇 번은 같이 오셨는데 그림을 그리러 빠짐없이 오시는 분은 할아버지이십니다. 마을 할머니들의 평가처럼 가만석 할아버지는 아기자기 다감하시고 그림도 매우 열심히 그리십니다. 

가만석 할아버지의 그림 소재는 무척 다양합니다. 보통 할머니들과 같이 꽃도 그리시지만 소, 물고기, 기와집, 채소, 곤충 심지어는 집안에 있는 그릇과 그릇에 있는 무늬까지 그리십니다. 소재가 다양한 것은 생각의 범위가 넓다는 것과 같아 칭찬해 드렸습니다. 소재를 보는 시각도 자유로워 다양한 모양이 연출됩니다. 크고 작고 겹치고 섞입니다. 그림의 소
재 옆에 명칭을 기록하기도 하십니다. 옛날 활자체로 꼭꼭 눌러서 명칭을 써 놓으십니다. 
가만석 할아버지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 중에 꽃 다음으로 많은 것은 홍성천에 대한 기억입니다. 소와 물고기, 새를 그린 것이 홍성천에서 본 기억을 그리신 것입니다. 새는 가만석 할아버지 말고 김명순 할머니도 그리시는데 역시 홍성천에 날아온 새를 그리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원앙 같기도 하고 청둥오리 같기도 합니다. 

‘이런 새가 지금도 날아오나요?’ 하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분명한 대답을 들은 기억은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도 남문동 어르신들의 마음속에는 어여쁜 새가 날아오고 누런 소가 냇둑에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여전히 맑고 푸른 물이 풍성하게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가만석 할아버지가 그린 새는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큰 새 옆에는 ‘황새’ 작은 새 옆에는 ‘황새 색기’라고 써 놓으셨습니다. 황새 새끼는 입에 물고기를 물고 있습니다. 물고기가 다칠까 부리로 살짝 문 것 같은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어미 새는 새끼 새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미 새와 새끼 새의 조용조용한 대화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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