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농협, 목포새우젓 판매 문제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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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농협, 목포새우젓 판매 문제될 게 없다”
  • 이상선 <홍주사람 홍암>
  • 승인 2021.11.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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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마트에 광천토굴새우젓 판매되도록 노력하자

지난 10월 홍성의 지역신문에 “광천농협 새우젓 판매 논란”이라는 기사를 보고 내로남불하고 지나쳐버리려 했다. 타관도 아니고 고향의 일이기에 논란의 분쟁에 뛰어들어 시급히 중단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천시장과 토굴새우젓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광천농협이나 광천시장 상인들이 역지사지해 조용한 처방을 드리고자 한다.

광천시장은 1960년대 전후 강경시장, 벌교시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시장의 하나로 명성을 떨쳤던 상업도시였다. 3대 시장은 모두 항·포구를 가지고 있어 상거래가 많고 인구가 집중돼 활기차고 번성했다.

우리 광천시장은 옹암포(독배)를 두고 있는 도시로 서해 안면도를 비롯해 섬사람들이 광천시장에 와서 생필품을 사고 필요한 어업도구를 사가는 섬사람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당시엔 안면도와 서산을 연결하는 연육교가 없어 배를 타고 옹암포에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광천장날 전날에는 잠자리를 구하기 힘들었고, 시내에는 태평관, 광일옥 등 유흥업소와 주점까지도 섬사람들이 들어와 젓가락 장단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등 흥청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그 당시의 광천읍 인구는 홍성읍 인구를 능가하는 실정이었고, 섬사람들이 들어와 유동인구는 오히려 더 많아 활기에 찼다.

광천장날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장날 수집된 화물(곡물, 김, 달걀, 새우젓, 돼지고기 등)이 대형트럭 50여 대에 실어 서울로 향하곤 했다. 서울동대문시장의 김, 달걀 값을 광천시장이 좌지우지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계림목장에서 부화한 병아리가 전국의 양계 농가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군비행기의 공습에 대비해 방공호가 생기기 시작했다. 광천 옹암포도 예외 없이 방공호를 파게 되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해방이 되면서 무용지물이 된 방공호에 새우젓을 숙성시키는 중요한 토굴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 토굴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새우젓이 숙성되면서 타지의 새우젓보다 특별한, 맛이 좋은 토굴새우젓으로 숙성되면서 ‘광천토굴새우젓’이라는 명칭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이 되었다. 이 ‘광천토굴새우젓’은 전국 각처에서 생산되는 새우젓 중에서 가장 맛있게 숙성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명품이 되었다.

그런데 광천농협이 타지인 목포새우젓을 판매한 것은 얼핏 생각하면 광천사람이나 상인들로서는 배신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광천농협이 타 지역 상품을 가져온 것은 개인의 이익이나 과도한 욕심이 있어 선택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조합장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조합원의 이익과 조합의 건실한 운영을 위해 경제적 수익사업으로, 조합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고객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 이해하고 논란이 거듭되는 일은 오히려 ‘광천토굴새우젓’의 명성에도 좋지 않을듯하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1년 중 새우젓의 소비가 가장 많은 최성수기인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

오히려 이 때에 광천토굴새우젓의 명성을 전국 농협의 하나로마트를 통해 널리 알렸으면 한다. 옹암포는 현재 폐항이 돼 옛날과 같이 새우젓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지역특산품의 명성을 지키고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토굴이 필요하다. 새우젓을 숙성시킬 수 있는 토굴을 더 많이 넓히고 언론에 지역특산품을 홍보해 소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자. 축산군인 홍성의 돼지고기와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광천토굴새우젓의 맛을 전국의 농협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홍성의 농협도 다른 지역의 특산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특산품을 알리는데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김장철 새우젓 최성수기에 광천토굴새우젓의 맛과 명성을 적극 홍보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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