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상생’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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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상생’을 꿈꾸다
  • 정다운 기자
  • 승인 2022.09.24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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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성우 이도헌 대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이도헌 대표.

설비용량 최대 가동 시 약 1000가구 쓸 수 있는 양
온실가스 감축이 축산업의 중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
“지역 상생과 저탄소 축산업의 촉매제 역할 하길…”

 

‘공공재’,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의미하며, 공기와 물 등 많은 것이 포함된다. 이렇듯 당연한 것들이기에 일상에서 대다수는 공공재를 빌려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도 우리는 여전히 공공재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이에 <홍주신문>은 공공재와 영리 추구의 문제를 고민하는 이도헌 농업회사법인 (주)성우의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말한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다. 단지, 공공재와 영리 추구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다음은 이도헌 대표와의 일문일답.
 

■ 그동안 언론에 마을과 회사가 많이 노출됐었는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기존 ‘마을 공간계획’을 토대로 주민들과 함께 2014년 ‘에너지 자립 마을’을 구상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 부담감이 큰 건 사실이다.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홍보가 조심스럽다. 기대치는 한껏 높였는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기대하는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릴까 봐서다. 기사나 방송을 보고 찾아와 조언을 구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는데, 항상 얘기하는 것은 우리를 그대로 모방하지 말라는 것이다. 각 지역의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 나은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 입구.
원천에너지전환센터 입구.

■ 공동자원화가 여전히 와닿지 않는 분들이 많다. 원천에너지전환센터는 어떤 시설인가?
에너지 전환센터는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98억 원(자부담 30%)을 투입해 만든 시설이다. 분뇨를 모아 3개의 밀폐형 혐기발효조에서 52일간 메탄가스를 뽑아 전기를 생산하고, 발효된 분뇨는 액비로 활용한다. 설비 기준 분뇨는 일일 110톤을 처리할 수 있고, 설비용량 최대 430kW/h의 전기를 얻을 수 있다. 농가 평균 하루 약 4kW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하니, 설비가 최대치로 돌아간다면 약 100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양이다. 

현재는 분뇨 악취 저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플랜트에 들어와 버려지는 것이 없으니 친환경적이다. 이런 방향이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저탄소 축산업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의 경제성은?
경제성 확보야말로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의 가장 큰 숙제이다.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의 경제성을 분석할 때 간과하는 부분이 물류비용이다. 가축분뇨를 반입하거나, 액비를 살포할 때 대형 수송 차량이 사용되는데 거리가 멀수록 운송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운송비를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경영에 타격을 받고 있다. 홍성에는 축산 농가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관계로 가축분뇨 반입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액비를 살포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으므로 이 부분이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성우농장도 이런 문제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이 축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경제성 확보 문제는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폐열 생산 제어실 내부 모습.

■ 가축분뇨 에너지 사업을 시작하며 “제반 여건이 달라져 회사 운영이 쉽지 않았다”라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어려웠던 건지?
맨 처음 사업을 기획했을 당시 연간 약 1억 원에서 2억 원 정도의 순이익 실현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환경처리 비용이나 액비살포 비용 등이 상승하며 흑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음폐수 반입과 같이 정부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대안이 필요했다. 우선, 마을 주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컸다.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약 8개월간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준 이장님과 마을 주민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 지역 상생을 위한 방안과 바람은?
10년 전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만해도 40대 중반이었는데, 지금은 벌써 50대다. 시간은 흘러가고 농촌 마을에서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0년 뒤에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지난 2020년 마을기업 ‘머내’를 설립하고 주민들이 좀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다. 마침 홍성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농촌 RE100 사업 공모에 선정돼 마을 태양광 사업을 추진 중이다. 마을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인데, 마을 자체 연금 도입, 지역 에너지 취약 계층 지원 등 다양한 시도가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에너지화 시설에서 폐열을 회수해 지역 상생 사업을 추진하고, 저탄소 농축산업을 확산하는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때로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 다만, (주)성우는 사회적 기업 아닌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회사임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마을·지자체·회사가 하나 돼, 지역 상생과 공공재의 가치를 되돌아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회적 기업이 뭔지도 잘 모른다. 그저 우리의 시작이 지역 상생과 저탄소 축산업의 촉매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도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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