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충분히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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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충분히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야!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10.1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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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에게 가끔 익숙하지 않은 낯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라고 할 경우가 있다.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은 “나 그거 못해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일”이다. 처음 하는 일이니 실패할 가능성도 높고, 그 실패로 인해 곤혹스러움에 처할 수 있으므로 아예 못한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그 안해 본 일을 하면 결과가 좋게 나온 경우가 많았다.

자기 효능감이란 내가 어떤 일을 멋지게 수행할 수 있다는, 내가 나에게 갖는 주관적인 신념이다. 자기 효능감은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다.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어려운 과업을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며 쉽게 포기한다. 시도조차 하지 않고 머리로만 상상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인 사람은 어려운 과업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라도 해결하려 한다. 무엇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일도 잘 할 수 있게 하려면, 성공 경험이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작은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내가 갖고 있는 지극히 주관적인 신념이 확실해 진다. 반대로 반복적인 실패는 그 신념을 약화시킨다. 아이를 생각해보자. 학교나 학원에서는 해당 학년보다 앞서는 것을 학습한다. 항상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아주 작은 성공 경험을 할 기회가 적어진다. 예를 들어, 학교 과목 성적이 평균의 성취도를 보이면, 평균보다 앞서야 하고, 90점을 얻으면 칭찬보다는 100점을 향해 가야 한다. 물론 무조건 성공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성공과 좌절을 교차하면서 경험해야 하고, 이런 경험으로 인해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내가 과업수행에 성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견딜 수 있고 빠져나올 수 있고 차후에 다가올 역경에 직면하면 더 강해진다.

또 다른 방법은 아이가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주변의 누군가가 그 과업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강화시켜줘야 한다. 가정에서 생각해 보자. 보호자가 아이에게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면 그 아이가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그 일을 더 잘한다. 격려의 따뜻한 말을 들은 아이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반대로 아이가 무능하다는 식의 부정적인 말을 계속 듣게 되면 아이가 갖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도전적인 활동을 회피하게 되고, 어려움에 놓이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자기 효능감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자신이 할 수 있는 활동조차 제한하려 하고 성취동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정서적 상태도 자기 효능감에 대한 신념에 영향을 미친다. 자주 혼나고 비난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가 넘쳐 흐른다. 이런 상태가 되면 아이는 자신에 대한 지각을 오해할 수 밖에 없다. 무엇을 해도 칭찬이나 공감을 받지 못하고, 가정과 학교, 주변인이 같은 방식으로 대한다면 그 아이는 갈 곳이 없어진다. 어린 나이지만 삶의 의욕도 사라지고 힘든 것을 해소하려고, 현재 상태에서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헤맨다. 

이런 요소와 더불어 아이에게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신념을 만들어 주기 전에 보호자도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를 돌보고 있고,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보다 더 괜찮은 것은 없다.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아이는 그분이 존재하는 것 자체로 큰 힘을 얻고 자기 효능감이 높아진다. 거울 앞에 서서 나에게 말해보자. “나도 충분히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야!”

변승기 <한국K-POP고등학교 교사·칼럼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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