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과 초록색의 목줄을 한 녀석들을 보고 남편은 수컷 두 마리인것 같다고 했는데 암 수 한 쌍이었다.
“강아지 볼까?”
하고 물었더니 네 살 딸아이는
“새끼?”
하고 묻는다. 내심 강아지 이름을 빨리 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록이와 보라’, ‘흰둥이와 누렁이’로 할까?
큰아이는 지인의 강아지 이름을 기억해내며
“얜 설기 닮았네~ 설기하자. 백설기~”
“그럼 백설기하고 시루떡할까?”
“아니 둘 다 백설기 하자~”
낯섦 때문인지 시끄럽기가 장난이 아니다. 강아지 사료를 주어도 잘 먹지 않아 분유도 타 주고 분유에 강아지 사료도 타 주고 별의별 방법을 써 보았다.
가까이 가려하면 한 마리는 다가오지만 다른 한 마리는 숨어버린다.
아이들은 열심히 강아지를 연구 중이다. 목욕도 시켜야 하고 옷도 입혀주고 밥도 주고, 갑자기 분주해졌다.
강아지의 이름은 수차의 시행착오를 거쳐 ‘암컷-아롱, 수컷 -다롱’으로 결정했다.
아이들이 강아지를 안고 내려놓는 것이 영 어색하다. 바닥에 내동댕이치듯~(이를 어쩌나~강아지가 얼마나 아팠을까?)
강아지도 생명이 있어서 아프다는 것과 강아지 안아주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어느 정도 친숙해지고 나서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시키는데 다 끝나기만 기다리며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이 그저 신기한 아이들.
걸레로 열심히 물기를 닦아주었는데도 몸을 떨고 있는 녀석들을 보며
“아롱이랑 다롱이 추운가봐~”
몸의 물기를 털고 아빠다리를 한 아이들 무릎에 강아지 한 마리씩 올려주었더니 조용하게 아이들의 체온을 느낀다.
어린 동생들 돌보듯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이제야 뭔가가 통하는 듯 강아지는 장난도 걸어오고 짖어보고 두 발로 서보고 아이들 발가락을 혀로 핥고
“아롱아 나는 언니야~”
“다롱아 나는 형이다~”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멍~ 멍멍’하고 짖어댄다. 아이들의 함박웃음이 더해진다.
강아지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밥 달라고 울어대는 통에 이제 아이들은 깨우지 않아도 아침 일찍 저절로 일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