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홍성고를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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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홍성고를 사랑한다면…
  • 이인배 홍성고등학교총동문회장
  • 승인 2012.09.2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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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홍성고등학교(이하 ‘홍고’라 칭함)의 내포신도시 이전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그것은 홍고가 홍성군, 나아가 충남도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홍고의 이전이라는 주제 아래 깔려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나 조건, 미래의 홍고에 대한 위상 등은 도외시한 채 막연히 찬성이다, 반대다 하는 이분법적인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상세한 정보나 예측 가능한 통계를 알리려 하지 않고 피상적이고 감정적인 찬반론으로 지역 여론을 호도하려는 저의가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현재 홍성군내 올해 고등학교 입학생수는 1152명이다. 그런데 현재 홍성군내 학생수 변동 상황을 보면 앞으로 5년 후에 고등학교에 입학할 초등학교 4학년 학생수는 770여명이고, 8년 후에 초등학교 1학년 학생수는 670여명으로 고등학교 입학정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홍성군 인구 약 9만여 명에 9개의 고등학교가 있는 현시점에서 가까운 장래에 고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대두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광천의 초등학교 통폐합조차도 쉽게 해결이 어려운 현실에서 하물며 고등학교 통폐합 문제는 더 지난할 것이다.

현재 신도시에는 2개의 고등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다. 만약 홍고가 신도시로 이전하지 않는다면 충남교육청은 신도시의 교육여건을 위해 고등학교를 신설해야 한다. 실제로 충남교육청에서 2번이나 교과부에 고등학교 설립을 신청하였으나 반려된 바 있다. 가까운 미래의 고교 통폐합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홍고의 이전이 바람직하며, 이는 교과부의 정책과도 일치한다.

금년 홍고의 입학생수는 247명이다. 이중 홍성군내 중학교 출신 비율은 약 60%이며, 나머지 약 40%는 서산, 태안, 보령, 청양, 예산을 비롯한 외지 학생들이다. 심지어 대전, 용인, 안산, 강화, 포항에서도 진학해 오고 있다. 또한 홍고 졸업생의 약 90% 이상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진출하고 있으며 군내에 잔류하는 졸업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바로 홍고가 이미 홍성군내의 홍고에서 전국 단위의 홍고가 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게 바로 홍고는 전국단위에서 활약하는 유명 의사, 판·검사, 국회의원, 장관, 교수, 장성,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사장, 유명 예술인, 각 분야의 전문가를 배출하는 인재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는 증거다. 그들이 졸업 후 훗날 그들의 경륜, 그들의 지식, 그들의 자산을 홍성으로 환원(feedback)시킬 수 있도록 홍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신도시로 이전하여 새로운 고급인재들을 수혈 받아 현대화된 교육시설과 교육환경을 결합하여 더 높고 더 강한 홍고가 되기를 지향하고자 한다.

더욱이 현행 24학급에서 36학급으로 약 120명을 증원하여 홍고 교세를 더 확장하려 하고 있으며 남녀공학을 수용하여 여성동문들의 대활약을 기대해보는 개방적인 조치를 취하려 한다. 혹자는 홍성고라는 교명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홍성고라는 교명유지는 협의과정에서 첫 번째 조건이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바뀔 수 없다는 것이 총동문회의 입장임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홍성·예산·신도시의 통합 후에 새로운 도시명이 탄생된다 해도 홍성고라는 교명은 영원히 존재하여 홍성인들의 가슴에 자리할 것이다.

부지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약 1만6000평의 부지에서 기숙사 포함 약 5400평으로 이전하기로 되어 있다. 교사동 및 기숙사는 집약적이고 현대화된 시설로 이루어지며 다행히 홍고 부지 바로 옆에는 약 5000평이나 되는 녹지생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메마른 교육현실에서 바로 맞닿은 녹지공원은 자라나는 후배들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5000여 평의 녹지생태공원도 홍고 이전을 결정하게 된 주요 이유 중의 하나이다.

농어촌 특별전형 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도 많은 것 같다.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은 행정구역에 따르는 문제이다. 만약 홍고가 이전하지 않더라도 통합시가 되거나 홍성시가 되어 오관동, 대교동이 된다면 특별전형 대상지역에서 제외된다. 마찬가지로 신도시로 이전한다 하더라도 행정구역상 당분간 홍북면 신경리라면 대상지역에 포함된다. 참고로 세칭 일류대학은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특별전형 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홍성고가 이전하지 않고도 좋은 프로그램이나 좋은 시스템으로 명문고로 남을 수 있다는 견해와 함께 민족사관학교, 한일고, 거창고, 장성고 등의 예를 들고 있다. 그러나 거명된 학교는 모두 사립고이며, 홍고는 공립고이다. 사립고와 공립고는 인사권이나 예산 등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홍성신문에 애향인이라는 직함으로 기고하신 분은 군민들에게 청운대 이전과 홍고 이전을 동일시하라고 요구한다. 인천으로의 이전과 홍북면 신경리로의 이전을 동일시하는 것이 놀랍기도 하려니와 사적인 학교재단과 공립고등학교를 혼동하는 것도 이상하다. 더욱이 반대하면 애향인이고 이전하면 비애향인으로 간주하는 것 같아 우습다.

2006년 충남도청 소재지가 홍북면과 삽교읍 일대로 결정되었을 때, 홍성군민들은 조양문 앞에서 사물놀이를 하며 경축하였다. 그때부터도 일부 사람들은 읍도심권의 공동화를 걱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나 정치권은 공동화방지를 위한 효과 있는 조치들을 강구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수용당한 홍북면 일대를 마치 남의 땅, 다른 도시로 간주하려는 것 같다. 6년 전부터 홍성읍과 내포신도시 경계지역의 공간에 대한 개발계획을 세워 홍성읍과 신도시를 맞닿게 하는 노력이 경주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문회는 공동화 문제를 최소화 하기위해 앞으로 성곽도시 조성이 가속화되면 홍성군청, 홍성읍사무소, 홍주초등학교 등의 홍고 부지로의 이전을 관계기관에 건의키도 했다. 충남도내 교육관련 유관기관의 이전이나, 신도시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임대아파트 건설 등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홍성군내 홍고 학생을 둔 세대는 350여 세대에 불과하며, 홍고 이전에 따른 군내 세대이전은 미미할 것이라 생각된다. 오히려 홍고 이전으로 인한 외지에서의 내포신도시 이전효과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진짜 홍고를 사랑한다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미시적인 관점에서보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보아주실 것을 홍성군민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특히 2만5000명에 이르는 동문여러분도 개인적인 견해를 공개 표명하는 것을 자제하고 합법적인 과정을 거친 총동문회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 동문들의 저력이라는 것을 엄중하게 당부 드리고 싶다.

거대한 공룡도 환경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멸종한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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