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自鳴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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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自鳴鐘) 소리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3.07.20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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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엔 새벽마다 수탉 울음소리가 온 가족을 깨우는 자명종 역할을 하곤 했다. 수탉 울음소리에 깬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지친 몸을 겨우 일으켜 세워 논·밭으로 나가시고,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셨다. 그 당시 수탉 울음소리는 마치 교회의 새벽 종소리처럼 들리곤 했다.

어느덧 시간이 화살처럼 흘러 세월의 변화에 따라 새벽녘 자명종 소리도 바뀌어 가고 있다. 새벽녘 ‘꼬끼오’ 소리는 들리지 않고 대신 ‘멍멍’ 짖어대는 강아지 울음소리가 새벽잠을 깨운다. 요즈음은 서너집 걸러 애완견이 있고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다. 특히 1인가구 700만 시대에 건강도 살피고 외로움도 달래주는 강아지가 거실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TV보다 더 귀한 존재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것이 요즘 세태이다. 

자연스럽게도 애완견이 우리 일상생활의 또 다른 중심이 돼 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애완견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올해 2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 2006년부터 동물보호·복지 관련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해왔으며, 특히 2017년부터는 매년 조사를 시행하고 결과를 공개해왔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과 반려견·반려묘 마릿수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638만 가구라는 기존 자료(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와 313만 가구라는 통계청 자료(2020 인구주택총조사)가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만에 공개된 양육가구 비율(25.4%)과 우리나라 세대수(가구수)와 세대원 수를 고려하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602만 가구, 1306만명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75.6%가 ‘개’를 기르고 있었고, ‘고양이’를 기른다는 응답은 13.6%였다. 3위는 물고기(7.3%), 4위는 햄스터(1.5%)였으며, 거북이(1.0%), 새(1.0%)가 그 뒤를 이었다.

또 KB금융연구소에서 전국 20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2022년 말 기준 약 만 552가구로 2020년 말 536만 가구 대비 약 2.8% 증가했으며, 반려가구는 반려동물의 입양에서부터 양육, 장례에 이르기까지 가족에 준하는 책임감을 갖고 관리함으로써 반려동물 양육 문화를 성숙시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특히 20~30대에서는 ‘동물보호센터를 통해서 맞이했다’와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했다’고 답변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였으며 반려동물 식사나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 양육’과 ‘반려동물 외출’이 그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와 관련해서는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의 장례와 관련해선 과거에는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직접 땅에 매장’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최근 반려가구의 상당수는 화장 후 수목장, 메모리얼스톤, 봉안당 안치 등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또한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세대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기동물(遺棄動物)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 역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려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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