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인파 가운데서 순식간에 아빠를 찾아내는 센스.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씨름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갈산면과 장곡면의 씨름대결. 여자선수를 비롯해 총 다섯 명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갈산면의 한 선수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선수로 뽑혔으니 씨름을 잘 하니까 선발되었겠지만 씨름 선수치고는 체격이 너무 작았다.
나는 자녀들에게 교육이랍시고 우리가 보는 것들을 열심히 알려주기에 바쁘다.
씨름, 족구, 배구 등등.
씨름은 체격조건이 비슷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보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겨루는 정도라면 당연히 고등학생이 이기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상대편이 이긴다고 해도 웃음거리밖에 안 될거야”
라는 주변의 반응이었다.
그런데 갈산면 초등학생 선수가 본인보다 2/3정도 더 덩치가 큰 상대선수와 견주는 모습이 대견하다. 1:0으로 이겼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우와~”하는 감탄과 놀람의 반응이었다.
1,2초도 못 버티는 그런 게임이 아니었다. 안다리걸기를 하고 버티는 힘이 장난이 아니다. 씨름에 이런 묘미가 있을 줄이야!
점점 모여드는 인파 속에서 스타가 태어난 듯 흥미진진한 게임은 2:0으로 이어졌고, 결국 갈산면 소년이 승리를 거두었다. 여기저기서 기립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갈산의 그 씨름선수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고 씨름선수로 활약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볼만한 경기였다면서 돈을 건네시며 응원하시는 분도 계셨다. 씨름은 체력싸움인 동시에 머리싸움(두뇌싸움)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3:2로 갈산팀은 결승에 진출했다. 아이들과 나는 발길을 돌려 훌라후프와 줄다리기, 30kg 쌀 들어올리기 경기를 보았고 넓은 운동장을 열심히 뛰어다녔다.
씨름의 매력을 이제야 터득한 나. 남편은 우리 아들을 훔쳐보면서 ‘씨름선수 만들어봐~’ 하고 혼잣말을 한다.
△ 10월 13일 열린 군민체육대회 씨름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