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과 새싹인삼으로 인생의 역경(逆境) 이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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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과 새싹인삼으로 인생의 역경(逆境) 이겨내”
  • 박승원 기자
  • 승인 2023.11.25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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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꽃과 꿀벌 조경철·조은하 부부

충남장애인기능대회, 6년 연속 금메달
농촌인구 감소·고령화 인력 부족 해결
스마트팜, 최적의 생육환경 자동 제어

 

다문화 가정 조은하 농업회사법인 ㈜꽃과 꿀벌 대표의 남편 조경철 씨는 전남 강진에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을 운동회 달리기 시합에 징크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100m 달리기에서 또래 친구들은 열심히 달려 결승선에 엇비슷하게 들어왔지만, 유독(惟獨) 뒤떨어져 결승선을 통과했다.

1960년 말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달리기경기를 회상하며 조경철 씨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조 씨는 “시골 산골 마을에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 형님, 동네 어르신 등 수많은 사람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하루 종일 즐겼던 지역 주민 한마당 축제였다”고 전하며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 읍내 병원에 가서 진찰한 결과 조 씨는 나이가 들면 서서히 근육이 굳어지는 희귀병이 찾아올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며 하늘이 노래지는 슬픔에 잠겼다. 다른 또래 친구들은 중학교 진학을 대부분 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구실로 학업을 잠시 미루고 산과 들을 벗 삼아 마음껏 즐기며 읽고 싶은 독서도 하면서 멋지게 살고 싶었다.

“어느 날 마을 주변 들판에 참깨꽃이 만발해 있는데 꿀 벌통을 나르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여름 장마가 오기 전 꿀을 채취하기 위해 벌통을 마을 어귀 곳곳에 놓고 장사진을 치고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이후로 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양봉하는 농장에 놀러가기도 하고 양봉과 관련된 책과도 친구가 돼 나도 꿀벌을 길러 꿀을 채취해 시장에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날마다 부지런히 책과 씨름도 하고 밖에 나가 꿀벌이 좋아하는 꽃이 무엇인지 관찰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죠.”

조 씨는 젊은 시절 얘기가 시작되면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설명을 이어갔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충청남도 장애인 기능대회 ‘전자 편집 디지인 분야’에 6년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기도 했고, 40대 중반에는 호남근육병장애인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어요. 특히 40대 후반에는 필리핀 현지에서 지인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뤄 5남매를 둔 가장이 됐고, ‘희소병 앓는 남편과 필리핀 아내의 희망’이라는 내용으로 지난 2021년 12월 31일 다문화TV 방송에 나오기도 했죠.”

조 씨는 우연히 양봉을 200통까지 늘리면서 마을 지인의 소개로 새싹 인삼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삼은 뿌리의 모양이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 해, 특별히 사람 인(人) 자를 넣어서 인삼(人蔘)으로 표기했다. 원래 고대 중국에서는 삼(蔘)이라는 문자가 계피나무를 가리켰다고 한다”고 설명하며 “특히 ‘향약구급방’에는 인삼의 삼자가 ‘參’이 아니고 ‘蔘’으로 돼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인삼을 ‘人參’으로 쓰는데, 한국에서 ‘人蔘’으로 쓰는 것은 조선왕조 이후의 문헌에서 ‘參’자 대신 ‘蔘’자를 썼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입참(入參)·참알(參謁)·참치(參差) 등의 용어에서 ‘參’자를 사용하고 있어 인삼과 혼동될 우려가 있으므로 아예 ‘人蔘’으로 표기했다. 
 

인삼의 한국 고유의 이름은 ‘심’이지만, 어원·시작된 연대는 알 수 없다. ‘동의보감’이나 ‘제중신편·방약합편’에 인삼의 향명(鄕名)이 ‘심’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근세까지도 ‘심’을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으나, 현재는 겨우 산삼채취인의 은어인 심마니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연세대 사학과 설혜심 교수가 저술한 ‘인삼의 세계사’에 따르면 인삼은 커피, 사탕수수, 면화 등과 함께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 15~17세기)를 거치며 17세기 거대한 교역 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했던 세계상품이다.

이제는 농촌 환경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농업에 스마프팜을 설치해 생산력을 증대하고 노동력을 절약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을 뜻한다.

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혁신성장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밝히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혁신성장의 기반이 될 산업을 키우기 위해 8대 선도사업으로 미래 자동차, 드론, 에너지신산업, 바이오 헬스,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핀테크를 지정해 미래의 주력 산업들로 육성하겠다고 한다. 그중 스마트팜 사업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 세계화와 시장개방으로 인한 경쟁 심화, 기후변화에 따른 작부체계(作付體系)의 변화와 병해충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업 생산방식을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농산물의 품질 또한 높일 수 있다.

조은하 대표는 “최근 3년 동안 홍성축협 하나로마트에 새싹 인삼을 납품해 오고 있으며, 새싹 인삼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향후 스마트팜 시설을 갖춰 본격적인 판로를 다변화하고 농가 수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천안에 있는 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학과에 지난달 입학 원서를 접수했다. 본격적으로 대학교에서 이론과 실기 수업을 통해 익힌 지식을 스마트팜 농장을 일구는 데 적극 활용하기 위해 만학도로서 도전장을 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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