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폭력 최근 3년간 1044건…해마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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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성폭력 최근 3년간 1044건…해마다 증가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12.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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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도 심각, 성폭력 피해 장애인 지원 방안 마련 시급
지난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가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장애인 성폭력 사건이 홍성군에서도 끊임없이 발생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사회복지사 직업을 가진 가해자에 의한 서부면 지적장애 일가족 성폭력 사건이 알려지면서 충격과 함께 지적장애 여성의 성폭력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엄마와 두 딸은 피해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초동 수사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가해자 처벌이 어려운 상태다. 피해 여성은 현재 임신 중이며 다음달 출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주변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상담자들에 의하면 태어날 아기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나이는 20대 후반이지만 경제적 능력도 없고 유아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는 피해자가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인지, 아이의 안전한 생명과 양육을 위해 입양을 권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근거나 판례가 없어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6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장애인 성폭력과 관련된 재판이 진행된다. 피해자 A씨는 지적장애인으로 지난 2000년경 좋은 곳으로 시집을 보내주겠다고 접근한 중매쟁이에 의해 집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으나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살아왔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게 끝이 아니라 피해자 A씨는 2005년 동네 사람 이 씨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으며, 2007년 집주인 최 씨에 의해 또 한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 사회적 약자인 A씨는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최근 부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2011년 이사를 결심한 후 주변의 도움으로 이 씨와 최 씨를 고소했다. 이 사건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가해자 이 씨가 수년간 모 고등학교 기숙사 관리인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사건화가 되자 가해자들은 성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피해자 부모를 찾아와 회유와 협박을 가해 합의를 종용하는 등 재판을 방해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홍성군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현재 상담 중인 또 다른 사건은 청각장애와 지적장애를 둘 다 지니고 있는 중복 장애 여성 B씨가 같은 동네 이 씨에 의해 지난 4월부터 7월 말까지 4개월간 상습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홍성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알린 사건이다. 피해자 B씨의 증언에 따르면 장날 때마다 가해자의 차 안과 모텔 등지에서 성폭행과 성추행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도 지적장애가 있어 가족 구성원 전체가 불안정한 상태이며, 가해자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 피해자 B씨는 현재 타 지역 장애인성폭력 쉼터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기 위한 치료와 상담을 병행 중이다.

홍성군의 발달장애 비중을 보면 전체 인구 중 6547명으로 7.3%에 해당하며 장애인구 중 11.6%인 것으로 나타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장애인 대상의 성폭력 사건 발생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190건, 경기 147건, 서울 142건, 충남과 충북이 각각 75건 등이다. 장애인복지관 장미화 사무국장은 "지적장애인들은 자기 권리 주장이나 자기보호가 어려워 학대․무시․성적착취 등 심각한 위험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속한다"며 "이들의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용서가 안 되는 성폭력범에 대하여 법률이 강화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피해자를 위해 어느 누구 하나 수사 과정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반성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적어도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지식인의 법률이 아닌 발달장애의 지적능력을 고려한 그림, 단어를 사용하여 교육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받고 자신의 피해를 받아들이고 피해 사실을 말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폭력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성폭력 사건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추세인 만큼, 관계 당국은 다시 한번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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