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법인 신암학원 홍주고등학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지난 10월 16일 아침, 완연한 가을로 들어선 홍성의(또는 천년홍주(千年洪州)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드높았다. 오랜 기간 이 순간을 위해 노력해 온 모든 이들의 열정과 노고에 화답하듯 하늘도 우리를 돕고 있구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열정의 반세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기념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재학생을 비롯한 동문과 학부모, 전국 각지의 내외 귀빈 등 1000여 명이 신암관을 가득 메웠다.
재학생들의 앙상블 공연으로 시작된 기념행사는 월곡학원 故 전용갑 설립자, 신암학원 故 이환근 설립자(대륭그룹 창립회장), 필자의 선친인 故 이규용 초대 이사장에 대한 묵념과 함께 기념사와 축사, 공로 및 감사패 증정, 장학금 전달식 등 순으로 1부 행사가 진행이 됐다. 또한 1부의 마지막 세션으로 50년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홍주비전 5.0’ 소개가 진행됐다.
지난 2022년 비전수립위원회가 출범해 약 2년에 걸쳐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학교가 나아가야 할 5대 전략과 25개의 세부 목표를 수립할 수 있었다. 이어진 비전선포식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가 한마음 한뜻으로 소형 현수막을 머리 위로 펼치며 개교 50주년 슬로건 ‘열정의 반세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외치는 비전선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부 행사에서는 학교법인 신암학원 故 이환근 설립자님과 故 이규용 초대 이사장님의 공적비 제막식이 모든 내빈을 야외로 모신 가운데 성대히 거행됐으며, 두 분의 공적을 찬탄했다. 그리고 식순에 의한 모든 행사를 마치고 찾아주신 내빈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오찬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행사를 마치고 필자는 교정을 둘러보며 숨 가빴던 여정을 되돌아본다. 故 이규용 이사장님과 故 이환근 설립자님의 가르침 속에서 신암학원의 설립부터 육영사업에 참여하며 두 경영자를 모시고 펼쳐왔던 많은 사업이 한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유독 두 분이 그리운 날이다.
두 분께서는 살아생전에 홍주고등학교와 동문의 번영을 누구보다 갈망해 오셨고, 부단한 노력과 성장을 통해 반세기 즈음에는 최고의 교육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펼쳐 지역과 국가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육영사업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투자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오셨다. 평소 홍주고등학교의 역사적 기록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던 두 분의 뜻에 따라 필자는 이번 ‘홍주고등학교 50년사’ 발간을 위해 편찬위원장으로서 편찬을 이끌며 반세기 역사를 기록하게 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이 기고 글을 통해 ‘홍주비전 5.0’ 수립에 함께 해주신 비전수립위원들과 ‘50년사’ 편찬위원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또한 학교에 아낌없는 성원과 따뜻한 격려를 해주시는 지역사회를 비롯한 교육가족, 동문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생애 그토록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크셨던 두 분께서 지금쯤 같은 하늘 같은 곳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 봐주고 계시고 학교의 발걸음에 동행하고 계셔주시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두 경영자를 모실 수 있어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영광이었고, 두 분께서 생에 다 못하신 육영사업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이종원 이사장님을 모시고 대륭그룹 이주엽 회장님(故 이환근 창립회장 아들)과 사명을 다할 터이니 하늘나라에서는 조금 평안하시길 기원한다.
“하늘에 계신 두 분께 보고 올립니다. 많은 이의 성원과 격려 속에 홍주고등학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를 잘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