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서 요리대회? 장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홍주일보 예산=김영정 기자] 예산군과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가 ‘제3회 예산 글로벌푸드 챔피언십 요리대회’를 오는 13일 옛 충남방적 내 특별 무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참가자와 시상금을 대폭 늘리는 등 매년 규모를 키워왔으며, 대회 훈격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으로 높아져 전국적으로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역 축제와 함께 열리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단독으로 개최되며, 경연 전 과정을 촬영해 추후 유튜브 등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대회 시상은 올해 최대 규모로 편성된 △대상(1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상금 3000만 원) △최우수상(1팀) 충청남도지사상(상금 1000만 원) △금상(2팀) 예산군수상(상금 각 500만 원) △은상(2팀) 후원사상(상금 각 100만 원) △동상(4팀) 후원사상(상금 각 5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며, 특히 대회를 위해 유명 기업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 홍보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요리대회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 대회 장소인 옛 충남방적(예산읍 창소리 77-3번지 일원)은 지난 2001년 공장 폐쇄 후 20년 넘게 지역 흉물로 수많은 민원 속에 방치 중인 건물로, 지난해 2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공간정비사업에 선정돼 2027년까지 석면 등 유해 시설을 철거·정비 예정이나 전체부지 9만 8346㎡ 대부분이 아직 유해 시설 철거나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취재결과 대회가 치러질 건물 동의 지붕과 바닥 등은 새로 정비가 이뤄진 것으로 보였으나 대회장 인근 곳곳에는 깨진 유리와 폐건축 자재, 공장 폐쇄 전 사용하던 집기나 기계들이 녹슨 채로 방치돼 있었고 심지어 벽이 무너져 생긴 공간에는 비둘기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공장부지 내에는 아직도 많은 슬레이트 지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슬레이트 지붕을 구성하는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함, 석면폐, 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예산군청 관계자는 “행사 진행 예정인 건물은 석면 등 유해 시설의 철거와 정비를 마친 상태”라며 “대회 전 행사장 주변의 전반적인 청소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19년 ‘충남방적 일대 석면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서 충남방적 건물의 석면 피해 예방을 위해 △지붕 붕괴 건축물 철거 △노후 슬레이트 석면 고정화 작업(페인트 또는 고형화물 도포 등) △슬레이트 풍화물 유출 방지를 위한 공장 담장 틈새 메움 △폭우 대비 공장 내 우수관로 확보 등의 조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슬레이트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석면은 일반적으로 빗물로 씻겨 내려가는 유출양이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비산양보다 훨씬 높고, 빗물에 의해 토양으로 유입된 석면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재비산 될 가능성이 크며 특히 슬레이트 지붕 설치 연도가 오래된 건축물은 공기와 빗물에 의한 석면 유출 농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예산군의회 심완예 의원(비례대표·국민의힘)은 2023년 9월 열린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관내 석면피해 인정자는 과거 석면광산과 구 충남방적 공장부지 내 폐공장의 슬레이트가 주요 원인”이라고 말하며 “(폐공장의 슬레이트)철거 전까지 석면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슬레이트 철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석면의 확산 등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충남도의회 방한일 의원(예산1·국민의힘)도 지난달 26일 제35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을 통해 석면이 도민 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위험성을 지적하며 충남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