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의 그림자, 홍성군의 지속 가능한 관광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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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의 그림자, 홍성군의 지속 가능한 관광 모색
  • 이정윤 <홍성군의회 의원>
  • 승인 2024.12.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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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홍성군의회 의원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가 일 년 내내 개최된다. 예전에는 가을을 축제의 계절이라 하였으나, 최근에는 계절도, 시간도 구애받지 않는 듯하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축제가 2019년 884개에서 2024년 1170개로 약 32%가 증가했다고 한다. 지역축제가 다양한 콘텐츠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리 홍성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11월 개최한 ‘글로벌 바비큐 페스티벌’은 3일간 55만 명이 방문해 축제 인근 상점 매출이 많게는 6배나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톡톡히 이바지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한 홍성군은 내년부터 축제 기간을 4일로 늘려 홍성읍 전역이 축제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과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단 2회 개최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은 고무적이나, 냉철한 평가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축제 기간동안 찾아온 55만 명은 개최 장소인 홍성읍 주민 3만 5000여 명의 약 16배에 달한다. 필자가 이번 축제 결과를 자랑하는 홍성군의 기사를 보면서 우려스러운 것은 관광객 수 중심의 양적 성과만을 강조하는 것이 ‘오버투어리즘’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오버투어리즘’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으로 관광지 주민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말한다. 종로 북촌 한옥마을, 제주도 등이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지자체 차원에서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 교통체증, 불법주차, 관광 소음, 사생활 침해, 환경오염, 임대료 상승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원주민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우리 홍성군도 홍주읍성의 복원, 바비큐 축제의 글로벌화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이 문제를 남의 일로 생각해선 안 된다. 필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답은 관광객 중심이 아닌 지역민 중심의 ‘지속 가능한 관광’에 있다.

먼저 우리 지역의 관광수용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우리지역의 물리적·경제적·사회문화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관광객의 만족도를 저하하지 않는 범위에서 방문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얼마인지 파악해 봐야 한다. 축제 기간 발생한 주차공간 부족, 1회용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주민들의 교통 불편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능력치가 얼마인지 따져보고, 부족한 관광수용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이후에, 축제의 기간을 늘리고 예산 규모를 확대해도 늦지 않다. 

다음으로는 축제의 편익이 공정하게 돌아가야 한다. 방문객으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이 지역에 충분히 돌아가지 못하거나, 외지인이나 외지 기업에 집중된다면 지역주민은 부작용만 감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한 홍성군 내에서도 특정 지역에만 편익이 집중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홍성군민이 지역축제에 반감을 갖게 된다. 이번 축제도 마찬가지이다. 축제 장소인 홍주읍성 인근 상가와 상설시장 외에 특히 홍북읍처럼 홍성군에서 대규모 예산을 지원하는 축제가 없는 지역주민에게도 축제의 성과가 공정하게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홍성군이 지역사회와 환경, 그리고 방문객 모두의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이는 단순히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보호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전국 지자체에 모범사례가 되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지역 자산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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