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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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음식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3.04.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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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제목을 <청소년문제와 음식>이라고 정했다가 <청소년과 음식>으로 바꾸었다. 왜냐하면 변별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의 문제는 그들을 키워내는 사회와 교육시키는 어른들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문제'라는 단어가 '모든 청소년들은 문제아이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 같아서다.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에 대한 자료를 검색하던 중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이 청소년들의 자살, 우울증, 폭력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를 접했다. 미국 상원 영양문제위원회는 1975년에서 1977년까지 2년에 걸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식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50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화학적, 물리학적 발달과 함께 발전한 현대의학은 표면상으로는 대단히 진보되었다고 선전하지만, 장래에 언젠가 때가 오면, 20세기는 의학의 암흑기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그 이유로써 현대의학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관심이 있을 뿐 정작 병에 걸리게 된 사람들의 식생활과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요인들을 간과해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건강한 신체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세균 등이 침입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병에 걸렸다'고 착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세균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이 육체에 침입하는 것은 자연 질서의 한 부분으로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유기체를 다시 흙으로 환원시키기 위해서 등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역설한다.

예전에는 성인들에게만 나타난다고 생각했던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등과 같은 질환들이 청소년들까지 확산되고, 이렇게 약해진 신체는 쉽게 세균성질병에 감염된다. 최근 들어 위와 같은 질환들을 성인병이라는 말 대신 습관병 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미국 상원 영양문제보고서」에서 지적한 賈牟Õ 같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 없이 생기는 병들은 잘못된 식생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에 따라 체질(산성·알칼리)이 달라지고, 소금섭취가 혈압에 영향을 미치듯이 신체는 음식물의 지배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비만을 걱정하고, 다이어트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영양과잉보다는 영양불균형에 원인이 있으며, 영양불균형의 신체는 각종 질환과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의 신체진화에 비해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문명이 각종 식품첨가물과 인스턴트식품들을 양산함으로써 자연적이고 순환적인 식생활을 파괴하는데 있다. 현재 미국의 100군데 이상 법원에서 <리드식 보호관찰법>이 적용되고 있고, 판결문에 "리드식 식사개선 법에 따를 것"이라 항목을 붙이는 판사도 많다고 한다. 영양문제위원회에서 '리드'여사는 저혈당의 원인이 되는 정백가공식품과 영양불균형을 일으키는 인스턴트식품 등이 불안정, 우울, 공허함, 피로 등을 일으켰고, 병원에서 처방한 신경안정제 대신 자연식으로 극복했다고 증언 했다.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식사습관은 너무나 다양한 모습으로 신체와 정신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쉽게 진단이 어렵다. 그러나 리드여사는 자신이 창시한 식생활 개선 법을 보호관찰에 적용했고, 이 방법을 적용받은 후에는 재범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자녀교육은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음식과 온가족이 함께하는 식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우리는 자녀의 몸과 정신의 바탕이 되는 가정과 음식을 버리고 명문대학이라는 허상을 따라가느라 부모의 삶도, 자녀의 삶도 모두 포기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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