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는 홍성군과 예산군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특히 예산군은 아직도 복구의 속도가 더디다 보니, 더 많은 손길과 온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어려운 순간, 두 지역 곳곳에서는 민(民)·관(官)·군(軍)이 한마음으로 뭉쳐 따뜻한 온기와 힘찬 희망을 건네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거센 비바람에 잠시 멈췄던 일상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자리는 고단한 복구 현장 한복판에서 함께 뛰며 희망을 심고 있는 이들의 진심 어린 모습을 전하며, 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편집자주>

홍성군, 직원 136명 수해 현장에
힘과 온기 담은 봉사자들의 손길
[홍주일보 김영정 기자] 홍성의 대지는 잠시 깊은 잠에 빠졌으나,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따뜻한 손길들이 빠르게 숨통을 트고 있다. 평균 387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딸기농장들은 물에 잠기고, 농경지는 깊은 침수로 뒤덮였지만, 전국 곳곳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사)홍성군4-H본부(회장 이환진)와 홍성군4-H연합회(회장 조현희) 회원들이 각자의 농장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시라도 도움이 더 필요한 피해회원 농가에 방문해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금마면 딸기농장에는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달려온 40여 명의 봉사자들이 도착하자마자 진흙과 토사를 걷어내고 찢어진 비닐하우스 복구에 땀방울을 쏟았다.
구항면에선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모여 농가 주변에서 폐기물과 토사를 정리하며 농민들의 아픔을 나눴다.

또한 바르게살기운동 홍성군협의회와 전국의 자원봉사자 16명이 우렁이 농장 살리기 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은 마치 비라도 결코 막을 수 없는 따뜻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무더위가 내리쬐는 갈산면 딸기농장에서는 산림재해스피드봉사대 30명이 힘껏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쓰레기를 치우며 토사 제거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평소 산림 순찰과 위험 수목 정비에 이어, 재난 상황이 닥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는 민간의 든든한 힘이다.
홍성군지역자율방재단도 지난 17일부터 매일 긴급 응급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생활개선홍성군연합회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딸기재배 농가를 찾아 복구지원에 팔을 걷었다.
홍성군자원봉사센터는 재난대응 전담 기관으로서 즉각적인 봉사자 모집과 배치를 진행해, 현장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1365 포털과 센터(041-633-1365)를 통해 신청을 받으며, 전국에서 몰려드는 온정의 손길에 힘을 보태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홍성군 관계자는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준 봉사자들 덕분에 희망의 씨앗이 움트고 있다”며 “모두가 힘을 모아 하루빨리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예산군, 금주 응급 복구 골든타임
절망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연대’
예산군의 땅은 아직 눅눅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생활 터전이 침수되고 제방이 붕괴돼 많은 주민들이 긴 터널 속을 걷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1789부대 장병 120명이 희망의 불을 밝히고 있다.
삽교읍 용동3리 일대를 찾은 이들은 주택정리부터 도로와 배수로 복구, 침수주택 청소 등 현장의 숨은 곳까지 섬세한 손길을 더하고 있으며 어려움이 닥친 주민들과 호흡을 맞추며 질서 있고 안전한 복구 현장을 만들면서 위로와 힘을 전하고 있다.
1789부대 3대대장은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면서 관계 기관과 협력해 복구 지원에 힘쓰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 인력과 장비도 신속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피해복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고덕면 적십자봉사회도 지난 21일 용동3리로 달려가 40여 명이 하나 되어 침수 가구 정리와 청소 봉사로 주민들의 무거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평소 반찬 나눔, 난방유 지원 등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그들의 손길은 이 시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더불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임시대피소 20여 곳에 5500개의 도시락을 후원하며, 응원과 위로를 전했고 충남도소방본부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도 대흥면 손지리 등에서 묵묵히 복구 작업을 이어가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예산군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은 예산군자원봉사센터(041-334-1365)나 1365 포털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예산군 관계자는 “공무원과 군, 민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마음으로 뭉쳐 지난 폭우의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다”며 “이번 주가 응급 복구의 골든타임인 만큼 피해지역에 대한 따듯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관군과 수많은 봉사자가 함께 이룬 희망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서로의 손을 꼭 잡은 그들의 정성과 애정이 이 난관의 어두운 터널을 밝히는 등불임은 분명하다. 전국 곳곳에서 마음 이어 달려오는 그 따뜻한 발걸음들이 모여 홍성군과 예산군 땅에 다시 평화와 웃음을 되찾는 그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