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도시 ‘홍성’… 도립박물관 이어 국립박물관 건립 유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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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도시 ‘홍성’… 도립박물관 이어 국립박물관 건립 유치해야
  • 전상진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5.09.25 07:08
  • 호수 910호 (2025년 09월 25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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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전상진</strong><br>문화그루 율(律) 대표<br>칼럼·독자위원
전상진
문화그루 율(律) 대표
칼럼·독자위원

천년 역사문화도시이자 충청남도의 중심도시 ‘홍성’은 도립박물관 최적지다. 더 나아가 내포지역을 아우르는 국립박물관 건립의 최적지이다.

도립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전시하는 건축물로서의 기능을 넘어 충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핵심 인프라다. 도립박물관이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는 충남의 사회·경제·문화·관광 생태계를 크게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다. 그렇다 보니 충남의 여러 지역에서 자기 지역의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홍성이야말로 도립박물관이 자리 잡을 최적지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충남의 금강문화권인 백제 수도 공주·부여와 백제 왕궁 터가 있었던 전라북도 익산에는 국립박물관이 건립되어 있지만, 정작 서해 해양문화를 품고 있는 내포문화권 그 어디에도 국립박물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도립박물관에 이어 국립박물관 건립 유치에도 홍성군은 적극 나서야 한다.

홍성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충청도 해상문화를 포함해 행정중심도시로 ‘내포문화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불교·유교·천주교 전통이 공존하며 깊은 뿌리를 내려왔다. 행정중심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홍주목 홍주읍성과 결성읍성을 비롯해 원삼국시대 수도로 추정할 수 있는 석택리 환호유적이 남아있다. 석택리 환호유적은 지금까지 발굴된 환호유적 가운데 동아시아 최대 규모이며, 고고학적으로나 문화·역사적으로나 내포문화권의 중심지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충남도청이 들어선 내포신도시 일대는 고대~근·현대의 다수 유적이 매장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신경리 마애여래입상과 용봉산 마애불·상하리 미륵불·상하리 빈 절터 등 용봉산과 고산사, 내원사 등 불교유적과 오관리 당간지주와 대교리 석불입상 등 불교 국가유산이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충절의 표상으로 임진왜란과 항일 홍주의병의 상징인 홍주의사총과 양곡사·추양사, 청난사와 정충사, 홍주·결성향교 등 유교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또 전국 두 번째로 순교자를 배출한 홍주순교성지는 다른 내포의 솔뫼·해미·갈매못·신리·여사울·다락골 순교성지 등을 압도할 정도다. 여기에 더해 4명의 복자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남당항과 어사항, 궁리항, 그리고 천수만에 서식하는 철새 등은 말 그대로 생태의 보물창고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 환경을 역사문화·관광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효과는 실로 무한하다. 또 홍동·장곡 문당마을과 오누이마을, 구항 거북이마을, 서부 하리철새·느리실 등 농어촌체험휴양마을, 용봉산과 오서산(상담마을) 등 산림휴양 시설은 자연과 휴식,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체험공간이기도 하다. 도립박물관, 더 나아가 국립박물관이 홍성에 들어선다면 역사문화와 자연을 함께 아우를 수 있을 것이다.

그 뿐인가. 결정적으로 홍성은 천년 역사 위 수많은 역사인물을 배출했다. 최영, 성삼문, 한성준, 한용운, 김좌진, 이응노 등 6인의 대표역사인물 외에도 항일홍주의병과 3·1운동 등 독립운동가, 학문·종교·충효열인물, 문화예술인물 등 609명의 전국에 내세워도 자랑스러운 역사인물을 배출한 지역이다.

하지만 홍성군은 늘 시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충남홍주의병기념관’이 그랬고, ‘국립국악원 충남분원’이 그랬다. 건립 유치에 실패 또한 아예 건립 유치를 원하지 않았다.

올해 7월 서산시와 충남도의회에서는 ‘도립박물관 서산 유치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산시는 학술세미나 외에도 이미 충남도 및 중앙정부를 상대로 도립박물관 서산 유치를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시민 릴레이 캠페인, 공감대 확산 운동 등을 통해 유치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국립국악원 충남분원은 2029년까지 서산시 석남동 문화예술타운에 건립될 예정이다. 그러는 동안 홍성군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홍성군은 도립박물관, 더 나아가 국립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립박물관, 더 나아가 국립박물관을 유치하면 충청남도 전체가 ‘역사문화 르네상스’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마련된다. 박물관이 전시물을 진열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각종 학술세미나와 문화행사를 통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배움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외지방문객들에게 충청남도를 새롭게 보는 눈을 뜨게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과 전문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교류하고 숙박·음식점·특산물 시장 등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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