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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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하늘입니다
  • 구재기 시인
  • 승인 2013.08.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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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과 함께하는 시로 찾는 ‘너른 고을 홍성’ <8>

 


― 결성농요농사박물관에서

이곳 결성에 와서는
소리가 하나의 움직임입니다.

하늘 아래 큰 빛을 받아
저울산에서, 왕자산에서,
청룡산에서, 석당산에서,
제 각각 뻗어 내린 물줄기로
제 각각 차지한
한 옹큼씩의 땅덩어리를 적시면서
깊은 속 보이지 않는 어디쯤에서
하이얀 뿌리
하이얀 속살로 빚어
소리하는 움직임을 보아라
쑥쑥 자라나는
벼포기들끼리 몸부비는 걸 보아라
부비던 몸 그대로 세우고
참다운 소리로, 푹, 취한 채로
열어가는 가슴들을 보아라

이곳 결성에 와서는
소리가 하나의 하늘입니다
하늘과 어깨하며
뜨겁게 살아가는 사람들
푸짐하게 누리는 삶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홍성군 결성지역은 일찍이 내포지역 천수만의 중심부로 금곡천 유역에 인류가 정착하여 농경문화가 발달하면서 신금성을 중심으로 하여 농요와 농사가 크게 발달하였다. 특히 조선시대 판소리의 명승지로 유명하여 영조 때의 최고 명창 최선달과 한말의 김창용 등의 후배들이 대를 이어왔다. 순수한 우리 가락이며 우리나라 농경문화 발달의 역사적인 이들 소리들이 희미하게 이어오다가 근래에 와서 발굴, 활동에 나서 참된 농요와 두레의 옛 모습을 재현하였다. 1988년과 1989년 한국농민농요보존회장 이소라 문화재 전문위원이 직접 농민요 순회 채록 중 이곳의 모심는 소리인 어럴럴럴상사리, 논매는 소리 엉카덩어리 또는 두레소리 등이 이 지방에서 자생한 훌륭한 농요라고 고증하기도 하였다. 1993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역사성이 짙고 향토성이 특이하여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6년 11월 30일 도지정무형문화재 제20호로 최광순, 최양섭 씨가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농요의 구성은 용신제, 모내기, 건쟁이, 뚝매기, 아시매기, 쉴참, 만물 등으로 되어 있다. 충남 홍성군 결성면 읍내리에 위치한 [결성농요 농사박물관]에는 결성농요 전수관과 결성지역 인근에서 수집한 농사유물, 선사유물(석기 및 토기), 백제토기, 고려와 조선자기, 농경생활 유물 등 많은 유물들이 상설전시된 [농사박물관]이 있어 농경생활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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