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11)
필자가 이 물매화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 전이다. 아쉽게도 늘 마음에 품고 있는 희귀야생화들은 우리지역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기에 틈만 나면 사진기를 들고 무작정 떠나던 때였다. 가을이 익어갈 즈음 양지바르고 물이 흐르는 바위 절벽 아래에서 매화꽃을 닮은 흰 꽃을 처음 알현(?)했을 때의 감흥은 지금도 짜릿하다.
일반적으로 9월 하순에 피는데 한 장의 둥근 하트 잎에서 한나의 시원스런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은 청초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꽃술이 빨간색을 띠는 것을 우리는 빨간립스틱이라 불렀다.
물매화는 씨앗으로 번식이 잘되는데 여러해살이 식물치곤 재배하기가 쉽지가 않은 편이다. 꽃이 필 즈음이면 이파리가 지저분해진다. 화분 재배시에는 물빠짐이 좋게 하고 햇빛도 어느 정도 잘 받아야하며 홍띠같은 식물과 합식하여 재배하는게 요령이다.집에서 키우는 것 보다는 자연상태의 물매화를 감상하는게 훨씬 낫다는걸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닫게 되었으니 내년 가을쯤에는 사진기를 들고 가까운 자생지를 찾아 충청도 물매화를 담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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