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비료·농자재 값 ‘폭등’ 농산물 값‘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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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비료·농자재 값 ‘폭등’ 농산물 값‘폭락’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8.03.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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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개방 압력까지 농민들 ‘삼중고’에 깊어가는 주름
기름 값 상승에 비료 값까지 훌쩍 뛰더니 이젠 농자재 가격까지 올리면 도대체 어떻게 수지를 맞추라는 말인가” 김모(58, 갈산면)씨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각종 농자재 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름에 잠겨 한숨만 내 쉬고 있다.
최근 영농철을 앞두고 비료와 하우스 비닐 등 영농자재 값이 크게 오르는 반면 농산물 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홍성군내 농업인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홍성군내 농민들은 기름 값, 비료 값에 이어 각종 농자재 가격까지 줄줄이 올랐지만 농산물 값은 되레 하락하고 있어 올 농사를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막막하다는 표정이다.
홍북면 홍천리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이모씨는 “원자재 값이 너무 많이 올라 허리띠를 어디서 졸라매야 할 지 모르겠다”며 “다른 직종으로 바꾸고 싶어도 나이가 있어 어렵고 참으로 농사짓기 힘든 시기”라고 하소연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요소 비료 한 포대(20kg)당 가격은 9천750원에서 1만 2천400원으로, 복합비료는 9천850원에서 1만 2천950원으로 오르는 등 주요 비료 값이 평균 24% 급등했다.
최근 2년새 요소비료는 무려 39.3%, 복합비료는 43.8%나 올랐다.
면세 경유, 휘발유 값도 각각 38.6%·49% 인상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 고추 모종이나 하우스 농가에서 쓰이는 비닐(1㎏)은 15.5%(330원) 올랐으며 농업용 파이프(1m)는 5.4%(48원), 농업용 배 박스(15㎏)는 7.7%(100원) 상승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앙기 등 농기계 가격도 10% 이상 급등했다.
은하면에서 시설하우스를 하고 있는 한 농가에서는 “지난해 매출의 30%정도가 농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2개월만에 비료, 비닐, 농약 값 등으로 지출됐다”며 “농산물 가격은 떨어지는데 한·미FTA로 개방 압력은 거세져 오고 농자재 가격까지 해마다 급등하니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읍에서 과수 재배를 하는 엄모씨도 “오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라며 “농사를 짓지 말라는 소리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한두 가지 품목이 오르면 대안을 마련해보겠지만 모든 원자재 값 상승의 배후에는 유가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며 “고유가에 대한 정부의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뾰족한 대책을 세우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올해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하면 비닐하우스 및 온실에서 고추·오이·토마토·호박 등을 재배하는 시설채소 농가는 광열비 부담 등으로 소득이 지난해 보다 최대 5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유가상승이 시설채소 농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평균유가가 배럴당 102.8달러일 경우 경영비(1천㎡당)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설고추19.8%, 오이22%, 토마토16.6%, 호박13.8% 등으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생산비 증가로 이들 작물의 소득(1천㎡)은 각각 19.7%, 18.3%, 12.5%, 13.9%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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