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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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새날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4.03.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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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땅속에서 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하품을 하고 일어나는 경칩(驚蟄)이 봄소식을 가득안고 달려왔다. 봄은 ‘보다’의 준말로 땅속에 있던 새싹들이 이제 밖으로 나가도 될 것인가 고개를 내밀고 본다는 뜻이라고….
그런데 봄은 그냥 봄이 아니라 새봄이라고 하며 해가 바뀌면 새해 , 새달, 새날이라고 하여 새로움을 추구하기도 한다. 1월은 양력으로 새해이고 2월도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이 있어서 새해이고 3월은 학교에서 새 학년이기에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4월부터는 새해, 새달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으니 묵은 달이 되는가.
매일 똑같이 떠오르는 해인데 12월31일은 묵은 해이고 1월1일은 새해라고 하는데 그 차이는 무엇인가.
계절에 관계없이 결혼하는 신랑(新郞), 신부(新婦)에게도 한자로 새 신(新)자가 있는데 새신랑, 새 신부라고 하며 새살림을 꾸린다고 말한다. 여기서 살림이란 ‘시들해지는 일상의 반복에서 살려내는 것’이라는 것으로 신혼살림이나 가정과 국가 살림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새로움이란 무엇인가?
‘일신 우 일신 유신’이란 말처럼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로운 것이 오직 새로운 것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새로움이란 외부의 환경이나 조건이 아니라 마음가짐이요 느끼는 감정일 수 있으며 유한적인 사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불변적이며 항상 새로운 것이다.
흔히 말하는 행복도 외부 환경의 영향은 10%이고 노력과 연습이 40%이며 유전적 요인이 50%라고 하니 부모로 부터 받은 행복의 요인과 후손에게 물려 줄 유전이 중요함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을 외형에서 찾고 환경과 조건을 탓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새해를 처음 맞이하는 새아기와 70, 80번 새해를 맞이한 사람은 과연 누가 더 새로운 사람일까.
우리는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을 낡고 늙은이라고 하지만 늙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다’고 하지만 ‘겉 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라는 말은 외형적인 면모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나에게 주어진 최초의 날인 동시에 최후의 날이다’라는 말과 오늘은 과거에서 보면 마지막이요 미래에서 보면 처음이 되는 것처럼 시간의 개념은 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 깊이에서 솟아나는 새로움이 매일매일 새로움을 갖게 된다. 그러기에 오늘은 결코 어제와 꼭 같은 날이 아니고 처음 맞이하는 새날에 새 사람이 되어서 새 출발을 하는 새 삶이 되면 좋겠다.
그러나 인간의 결심이나 각오로는 삼일밖에 못가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기에 더 강한 새 힘을 얻어야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 수가 있다.
오늘도 기쁨의 새 날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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