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청 최소 10년 프로젝트로 신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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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청 최소 10년 프로젝트로 신축해야
  • 손규성 칼럼위원
  • 승인 2015.12.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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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오관리 7××번지’. 나의 본적이다. 그러니까, 홍주성 내 어느 지점이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태어나서 생활을 영유한 곳이다. 근세 이후 나의 선조들이 홍주목사 아래서 벼슬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따라서 홍주성 안에서 살았어도 관리로 관아에 드나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본적이 ‘오관리(五官里)’라고 말할 때는 무슨 연유에서인지 우쭐한 생각이 들곤 한다. 홍성의 중심이고 홍주목(洪州牧)의 핵심코어라는 지역성 때문일 것이다.

 오관리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성내의 5개 마을(五洞)에 북사, 대교, 서문, 옥암, 소향, 월산, 송정리 일부를 편입”하면서 리 단위 행정조직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오관리 1구에서 8구까지 홍성읍 도심지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성내의 5개 마을이다. 이 마을은 흔히 생각하듯 지형적인 이유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마을은 아닌 듯하다. 홍주목 산하 관아를 중심으로, 관청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주민들이 모여 살았던 것이 동네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내의 관아 건물은 목사 집무실인 동헌(편액이름 안회당)과 아문만이 남아 있어, 당시의 영조물 형태와 그 배치구조를 일목요연하게 한 눈으로 살펴볼 수는 없게 됐다. 하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크게 보아 ①목사 집무실이 있는 현재의 군청일대, ②현재의 읍사무소 자리, ③군청 옆으로 현재는 공영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옛날 경찰서 자리, ④지금의 전신전화국이 있는 곳, ⑤그리고 객사가 위치한 남쪽 지역 등이다.
②홍성읍사무소 자리에는 세무담당 관리인 세리가 있었던 도청(都廳), 식찬공급소인 궁청(宮廳), 공작물 저장소인 공고(工庫), 향장이 일하는 향청(鄕廳) 등이 있었다. ③옛 경찰서 터에는 외삼문 밖의 관노를 담당하는 외관노청, 순교(巡校, 경찰간부) 집무처인 장청(將廳) 등이 자리했었다. ④전신전화국 및 우체국 자리에는 정3품의 군대 지휘자인 영장(營將) 집무실인 진영 동헌(鎭營 東軒), 영장 관사, 포졸 훈련장소인 진영교련청(鎭營敎鍊廳), 군관·장교·포졸 근무처인 집사청(執事廳) 등이 포진했다. ⑤옛 법원 검찰지청이 있던 남쪽에는 객관 즉 객사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위패를 모시고 있어 목사가 삭망 때마다 배알하고 귀빈을 접대하던 곳이었는데, 홍성보통학교와 재판소가 설립됐다.

이렇듯 옛 홍주목 관아건물들의 면면을 대략 살펴보면 ‘오관’이 5개 관청이 있던 곳이라서 이름이 명명됐다는 속설도 어느 정도 맞는 듯하다. 지금은 이들 건물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지만, 위치와 역할을 알 수 있다면 그 역사성을 복원할 수 있다. 성내에 이런 건물들이 복원돼 그 기능들이 활용 가능해진다면, 홍주성의 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분석된다. 그 자체로 홍주성 전체가 역사문화유적지가 되고 도시전체가 역사유산도시가 된다. 홍성의 먹거리는 저절로 해결되고, 충남도청 이전에 따른 홍성읍의 공동화 문제도 해소될 수단을 갖게 된다. 따라서 군청 신축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당장 신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더 넓고 더 멀리 내다보는 시각 속에서 신축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최소 10~15년 프로젝트로 삼고 홍성을 위한, 홍성주민을 위한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 비좁고 낡다고 해서 공직자의 근무환경 개선만을 고려할 수 없다. 이런 옛 홍주관아 건물을 복원해 그 곳을 군 청사로 활용하면 일석이조,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역사문화유산을 복원하기로 하면, 문화관광부 등의 예산지원도 받을 수 있어, 지방재정의 출혈도 줄일 수 있다.

도청이 들어선 내표신도시 지역은 새로운 도시개발이기 때문에 시가지 전체가 첨단적 모습을 연출할 것이다. 거기에 대칭점이 되는 홍성읍 지역은 가장 전통적인 특징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더욱이 군청 일대에는 천주교 순례지도 있어, 순례참배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다. 군청신축의 정책적 결정을 장기프로젝트로 꾸며, 홍성발전의 전기로 삼았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기회에는 ‘호락논쟁’을 통해 홍성이 무형의 유교철학의 본산임이며 호서학파의 정신적 자산을, 군청사 신축방식의 전략적 판단을 갖고 유형으로 그려내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서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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