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과 생각나누기, 신문제작수업
상태바
청소년들과 생각나누기, 신문제작수업
  • 정수연<미디어활동가·주민기자>
  • 승인 2016.11.07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월부터 매 월 한 차례씩 홍성군상담복지센터에서 활동하는 친구들과 만나 신문제작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적인 만남이기는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인지라 수업의 연계성이 부족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참여하는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줘 벌써 한 차례 신문이 제작되고, 이어 오는 11월 남은 한 차례의 신문이 제작 될 예정이다. 각자 관심이 있는 것을 쓴 지난 1회 차 신문과 달리 이번 2회 차에는 모두의 생각을 나누어보는 형식의 글도 담고 싶어 준비한 토론 시간, 주제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었다.

참여하는 친구들 대부분이 상담복지센터의 교육을 받고 ‘또래상담’ 활동을 하기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모두가 둘러앉아 메모지에 자신(또는 친구들)을 슬프게 하는 것에 대한 키워드를 적도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참고로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 생각하는 바, 처음부터 기승전결이 완벽한 생각(글)을 쓰지 않아도 되기에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좋은 소통방법이다).

아이들을 슬프게 하는 것들은 필자 역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겪었던 문제들도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특히 외모적인 부분, 성형수술에 대한 고민 등) 문제들도 있었다. 또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와 같은 우울증, 청소년자살 문제등도 적지 않은 비중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고민으로 나왔다. 각자 글로 쓰라고 하면 쉽게 나오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너도 그래, 나도 그런데” 식의 토론으로 풀어내니 쉽게 또 더 깊숙이 있던 속마음들이 나왔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신문으로 내보자 하니 어디서 본 건 있는지 멋진 가명을 내 놓는다. 발랄하고 경쾌한 10대의 모습 그대로이다. 끝으로 아이들에게 지난 5월부터의 수업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신문 만드는 것이 어려운 거 같았는데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어요!”, “신문을 통해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 좋았어요!” 몇 친구가 답한 말이 강사로서 보람 있었다.

처음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받은 기획 시의 커리큘럼은 말 그대로 신문을 만들기 위한 이론수업이었다. 그 커리큘럼대로 수업하기에는 연속성이 적은 수업시간도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짜진 틀을 쥐어주는 듯 해 그냥 되도록 쉽게 또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도록 수업을 했는데 그 마음을 알아주는 듯 해 고마웠다.

이번 신문제작수업을 통해서 나 역시 많은 것을 배우고 확인했다. 그 전에는 라디오나 영상제작을 통해서만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었는데 신문제작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것을 배웠다. 그리고 미디어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신문제작교육에 있어서도 중요한 건 맞춤법, 문장을 잘 쓰는 법이 아니라 얼마나 아이들 스스로 자신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