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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희<장애인창의문화예술연대 대표·주민기자>
  • 승인 2016.11.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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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공감했던 여성장애인 스텔라 영의 토크쇼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텔라 영은 휠체어를 타는 호주의 코미디언 겸 칼럼니스트입니다. 뼈가 약해 기침만 해도 쇄골이 부러지는 불완전 골형성증을 갖고 태어난 장애인이었죠. 교사의 꿈이 좌절되면서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는데 유창한 말솜씨와 위트로 사회적 편견을 비판했습니다. 그녀가 토크쇼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란 이미지가 감동을 주는 소재로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스텔라 영, 그녀의 토크쇼 내용입니다.

“(휠체어탄 장애인들이 운동하거나 그림 그리거나 수동적으로 앉아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저는 이런 이미지를 감동 포르노라고 불러요. 사람을 물건 취급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려하기 때문이죠. 이런 이미지들을 통해 당신에게 감동을 주고 동기부여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렇게 몸이 불편한 불쌍한 사람도 사는데 내가 불평하면 안되지…’, ‘넌 정말 안쓰러워...그런 모습이 날 자극하고 나에게 시련을 이기게 하는 영감이 돼’ 전 그들에게 분명히 말합니다. 난 당신들에게 영감이나 감동을 주기 위해 살지 않습니다. 여러분처럼 전 장애를 이용해 살아가는 법을 배웠죠. 앞선 사진들의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예요. 불편한 몸이지만 자신의 몸으로 당신처럼 평범한 활동을 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장애가 영감이 되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자체로 칭찬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또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내 삶의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는 건물이에요.”

그녀는 장애의 문제는 장애인의 불편한 몸이 아닌 야만적인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구조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금요일 밤이면 그는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죠. 물론 사람들은 휠체어 위에서 추는 춤을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춤을 출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장애가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당신들의 시선 혹은 방식이니까. 장애여성으로서 크게 공감했던 인터뷰내용이었습니다. 스물두살에 장애를 갖게 된 후 만났던 몇몇의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날 대하는 걸 느낀 적이 있었죠. 그러면 나도 모르게 착한 장애인, 뭔가 시련을 이겨내고 역경을 딛고 다시 힘을 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증이라도 가져야 할 것 같았습니다.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의도하지 않게 장애인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장애를 갖기 전부터 오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여행을 합니다. 함께 식당에 가거나 여행을 가게 될 경우 편의 시설에 대해 꼼꼼히 살피고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꺼리들을 만듭니다. 함께 즐기는 것에 의미를 두죠. 그들 앞에선 난 그냥 ‘친구 이은희’일 뿐입니다.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소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여유롭고 동등한 세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이 보도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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