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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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물
  • 양정자 작가
  • 승인 2019.08.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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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자 l 한가한 외출 l 25cm x 30cm.

여름은 물과 친하고 물을 가까이 하는 계절이다.

얼마 전에 9년을 사용한 렌탈 정수기가 고장이 나서 멈췄다. 누르기만하면 물이 쏟아져 아쉽지 않게 마시고 사용하다가 갑자기 물을 못 마시니 더 갈증이 났다. 당장 마트에 가서 2리터짜리 6개 세트를 구입해 손수레로 끌고 왔다. 사다놓은 물은 바라만 봐도 줄고 있는 듯 빨리 줄었다. 습관적으로 고장 난 정수기에 손이 가는 것을 의식할 때마다 문득 나 어릴 적 옹달샘물을 안심하고 마시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없으면 인간도 동물도 살 수 없다. 하물며 우리 몸속의 혈액의 흐름도 물을 자주 마셔야 원활한 흐름으로 건강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물을 사먹지 않던 내 어린 시절과 지금은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가까이는 내가 사는 홍성지역의 축산폐수나 멀리는 후쿠시마 원전 해수 오염 등 인간의 욕심으로 발생한 환경 오염문제가 심각하다.

물은 작가인 나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물은 변화와 적응의 달인이기에 물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산수풍경의 강물, 낙조가 곱게 물들은 바다 풍경, 연잎에 또르르 맺힌 물방울 등 소재로서 나에게 큰 영감을 주고 그림을 그릴 때도 먹과 섞어 물의 농도를 짙게 한다든가 옅게 한다든가 하는 조절로 심오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물은 위로 올라가지 않고 낮은 데로 흘러간다. 겸손의 덕이다.
물은 만물을 깨끗이 씻어준다. 청정의 덕이다.
물이 우리에게 주는 심오한 철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양정자 작가
개인전 2회, 단체전 55회 / 충남미술대전초대작가, 안견미술대전초대작가, 도솔미술대전초대작가, 고불서화대전초대작가 / 現) 한국미술협회회원, 홍성지부 부지부장, 홍성문화원 문인화 강사, 홍성예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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