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인생 역경, 좌절은 없다
상태바
두 번의 인생 역경, 좌절은 없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11.05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여성, 소소한 삶을 말하다 >홍성읍 남장리 최남연 씨

지역여성의 일과 가정, 여성으로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지역여성들이 느끼는 행복 체감도, 사회진출 등에 관한 의식을 살펴보고자 '지역여성, 소소한 삶을 말하다'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기자가 자주 찾는 음식점에 항상 친절함이 몸에 베인 듯 밝은 미소로 대해주는 아주머니가 있다. 항상 손님들의 어떠한 주문에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존경심까지 들 정도였던 아주머니와의 대화 속에 기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픔의 세월을 보낸 흔적이 묻어났다.

주인공 최남연(52) 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경북 경주가 고향으로 24세에 결혼해 28세 꽃다운 나이에 1남 1녀를 둔 채 첫 번째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최 씨는 사별의 아픔보다는 자식들과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커 아파하고 눈물을 흘릴 겨를도 없이 앞 만보고 열심히 살았다. 미용기술을 익힌 최 씨는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미용실에서 근무하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기독교인이었던 최 씨는 두터운 신앙심으로 봉사하며 아픔을 달랬던 것이다. 봉사자로서 대상자인 두 번째 남편과의 만남이 최 씨에게는 또 다른 아픔을 겪게 할 줄은 그 당시에는 몰랐다.

최 씨는 "장파열 등으로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살피면서 그것이 연민이든 사랑이든 함께 해야 겠다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한다. 재혼을 결심한 남편은 홍성출신으로 그때부터 최 씨와 홍성의 인연이 시작됐다.

하지만 최 씨의 천사 같은 마음을 하늘은 저버렸다. 평생을 함께 의지하며 지낼 것이라 굳게 믿었던 남편의 변심으로 6년 전 이혼을 해야만 했다.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늦둥이 아들 하나를 남겨둔 채.

2004년, 서울에 살았던 최 씨는 남편의 마음을 다잡으라는 시부모의 권유로 홍성에 내려와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남편은 돌아오지 않고 최 씨는 미용실을 경영하며 2남 1녀 뒷바라지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 최 씨는 그때부터 얼굴표정에 살아온 삶이 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상 밝은 표정으로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왔다.

세 아이를 키우며 힘들었던 점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 씨는 "세 아이를 키우며 사춘기를 겪으며 아버지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내아이들로 인해 난감했다"며 "하지만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현재 대학 졸업 후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고 자랑하며 뿌듯해 한다.

중학생인 막내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미용실 문을 닫은 후 음식점 일을 하고 있는 최 씨는 그런 와중에도 한 달에 한번 쉬는 휴일에 자활센터와 연계해 독거노인들을 위한 미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살아온 삶을 보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먼저 앞설 것 같아 의아해 하는 기자에게 최 씨는 "결코 순탄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지만 어차피 내가 지나와야 했던 길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며 "행복감 속에는 봉사활동을 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이 크다"고 말해 기자를 무색케 했다.

여성 혼자의 몸으로도 얼마든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간혹 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최 씨는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있어 여성에 대해 그릇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고리타분한 옛날 생각은 버리고 공통된 입장에서 홀로 사는 여성이 아닌 남성과 동등하게 능력으로 평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