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홍성'도 구제역에 뚫렸다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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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홍성'도 구제역에 뚫렸다 '허탈'
  • 이은성 기자
  • 승인 2011.02.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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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ㆍ광천읍ㆍ은하ㆍ홍북ㆍ장곡ㆍ홍동면 등 14개 농장 구제역 양성 판정


지난 1일 홍성군 광천읍 대평리 돼지농장의 구제역 양성판정에 이어 광천읍 대평리, 은하면 장곡리, 홍북면 내덕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이 확정됨에 따라 66일간의 청정지역 '홍성축산'의 사수가 물거품이 돼버렸다.

지난 10일까지 광천읍 운용ㆍ옹암ㆍ월림리, 홍동면 효학리, 홍성읍 남장리, 장곡면 지정ㆍ죽전리, 홍북면 봉신ㆍ내덕ㆍ대동리, 은하면 장곡리 등 11개 가축 농장에서 잇달아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설 명절도 반납하며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온 축산농가와 홍성군은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

구제역 발병소식에 1차 백신접종이 완료된 상태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을출입구를 차단하며 자체방역초소를 운영해온 축산농가와 해당 마을농민들의 허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동제한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며 한 달여간 농장 밖을 나오지 않고 있다는 김 모 씨는 "백신접종에도 안심하지 못하며 밤낮없이 소독에 안간힘을 쏟았는데, 기어코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제 힘들다 못해 지쳐간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군은 광천읍 대평리 돼지농장과 은하면 장곡리, 홍북면 내덕리 돼지농장이 양성으로 판명됨에 따라 해당 가축과 같은 축사에 있던 돼지 8268여 마리를 지난 9일까지 살처분 했다.

의심신고가 접수된 돼지농장들은 검사결과에 상관없이 대부분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가 지난 9일까지 총 1만4914여 마리의 돼지를 땅에 묻었다.

또한, 광천읍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된 돼지농장들은 지난 1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 광천읍 대평리 A 씨 농장으로부터 적게는 500m 떨어져 있으며, 홍동면 효학리 농장은 반경 6.9㎞, 홍성읍 남장리 농장은 반경 4.5㎞로 모두 반경10㎞ 이내의 방역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은 방역대내에서 양성판정과 의심신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그동안의 총력방역에도 불구하고 이미 군내 전역으로 구제역이 퍼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홍성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으로 판명된 3개 농장 정도만 이미 발생한 농장과의 동물약품 거래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역학추적 결과를 파악하거나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속되는 방역대 내에서의 의심신고도 모두 양성으로 판정될 경우 정확한 감염경로 파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은 2차 백신접종을 통한 항체형성 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졸업식과 개학일이 겹치면서 군내 인구 유동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방편으로 휴교조치까지 고려해 협조공문을 보냈다"며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모임등의 자제와 주변지역의 이동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천안시 성환면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기르던 돼지도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면서 정부의 마지막 자존심인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도 구제역 마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우리나라 종축 자원의 보고인 만큼 최고 수준의 방역 활동을 벌여왔으나 신형돈사에서 키우던 어미돼지 13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되면서 이 같은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특히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달 4일과 28일 두 차례 예방백신 접종도 모두 마친 상태에서 구제역이 발생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접종의 효과가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방역대책 등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충남 전체의 방역대내 구제역 의심신고도 지난 10일까지 200건을 넘어섰다. 충남 시.군별로는 당진군이 71건으로 가장 많고 천안 54건, 예산 27건, 홍성 23건, 아산 17건, 보령 10건, 공주 6건, 논산 4건, 연기 1건 등의 순이다.

의심신고 가운데 '양성'으로 판명된 것은 총 170건(방역대 안 발생 155건)이며, '음성'은 17건(항체양성 1건 포함), 나머지 19건은 검사 중이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는 구제역 방역대 안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공식 집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어 충남의 구제역 발생 건수는 공식적으로 15건뿐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와 시ㆍ군, 각 축산농가가 합심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구제역이 계속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지난 3일 시작된 제2차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이 이달 말일이면 마무리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방역대 내에서 구제역 발생이 계속되면서 살처분 대상 가축도 10일까지 40만여 마리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99%인 39만 2000마리가 살처분돼 매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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