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귀농청년들의 진솔한 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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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귀농청년들의 진솔한 농촌이야기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1.03.25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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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프로젝트 '농비어천가' 현장 탐방


 매주 금요일 저녁 6시25분(TJB) 방송되고 있는 '농비어천가'는 홍성군 결성면 교촌마을에서 귀농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농비어천가 촬영팀이 머무르고 있는 교촌마을을 찾아간 날은 마지막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제법 쌀쌀한 날이었다. 밭에서 감자를 심고 있던 출연진(부석만ㆍ최창석ㆍ최성진ㆍ김경수)들은 옥신각신 감자 심는 법을 놓고 말씨름 중이었다. 서로 처음 해 보는 농사일이라 다들 서툴지만 제법 농사꾼다운 여유가 느껴졌다.

이날은 마침 지난 시즌1에 출연했던 김형석(상주시 화서면 40) 씨와 김진탁(상주시 화서면 33) 씨가 직접 농사지은 포도로 짠 포도즙과 자신들의 고향에서 공수해 온감자 한 박스를 들고서 응원차 교촌마을을 방문한 날이어서 한결 분위기가 활기찼다.

출연진 중 최창석 씨는 "감자를 심다 보니 허리가 여간 아픈 게 아니네요. 감자 심는 자세가 어쩔 수 없이 허리를 많이 구부려야 하거든요. 아, 왜 그렇게 시골 할머니들이 허리가 구부러졌는지 그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이들은 보다 과학적인 방법,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감자 심는 방법을 찾느라 야단법석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힘든 것은 역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입니다. 아내가 먼저 귀농을 하자고 했지만 막상 이렇게 떨어져 지내다 보니 하루라도 빨리 터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라고 말하는 부석만 씨는 실지로 홍성에 귀농하기 위해 토지를 알아보는 등 정착을 향한 바쁜 행보를 하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25일 결성면에 있는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전통의 고장 교촌마을에 정착한 4명의 청년들은 귀농 후 서툰 솜씨지만 진정한 농사꾼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어제도 오늘도 마을 어르신들의 일손을 도우며 차근차근 농사일을 배워나가고 있다.

맏형 부석만 씨를 중심으로 모두 서울 출신인 이들은 올해 말까지 교촌마을에 정착하며 자신들의 농사도 지어나가고 마을을 보다 나은 지역사회로 이끌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홍성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 될 듯
이을하 이장은 "이 프로그램이 교촌마을과 결성면, 홍성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마을 주민 모두가 내 일처럼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성면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 막걸리, 원천마을의 치즈, 요구르트 등 유가공산업, 피자와 빵 만드는 체험 그리고 구수동 딸기 등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성군에서는 홍성의 특산물인 한우와 친환경농업, 그리고 홍성의 역사와 문화, 각종 축제 등을 전국에 홍보할 기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구제역의 발생으로 계획에 차질이 많이 생겨 제작진에서는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김경환 대표 피디는 "사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에 대한 홍보 역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 방송에서 거듭 돼지감자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많은 분들이 홍성에서 홍보할 소재가 기껏 돼지감자밖에 없냐며 비판을 하셨습니다. 저도 참 안타까운데 지난 겨울은 구제역의 여파로 대하 축제니 벚꽃 축제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차량 운행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생뚱맞게 억지로 홍보를 위해 관광지를 찾아간다든지 하는 촬영이 되서는 안 될 것 같아 나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용운 생가를 홍보하자고 한다면 군의 협조를 얻어 그 곳에서 귀농인들을 모아 놓고 교육을 한다든지 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촬영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농비어천가 제작팀 관계자는 앞으로의 홍성편 촬영분에 대해서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정신과 협력으로 자립을 일궈나가는 생태공동체마을을 그리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귀농시 동네주민과의 융화 중요
한편 교촌마을을 방문한 시즌1의 김형석 씨는 귀농 시 가장 큰 어려움을 동네주민들과의 융화로 꼽았다.

"생판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 남의 동네에 와서 과연 잘 적응해서 살 수 있을는지 걱정스러워 일단 거리를 많이 두십니다. 동네 어르신들과 빨리 융화하려면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어르신들보다 먼저 일어나고 무엇이든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젠가 한동네 사람으로 인정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지금의 저처럼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달려가 의논도 하고, 필요한 농기구가 있으면 스스럼없이 빌려달라고도 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농비어천가 홍성편 출연진들은 작년에 처음으로 35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린 김형석 씨가 내심 부러운지 이것저것 노하우를 물었다. 이날 촬영은 농업 선배들과 함께 감자를 마저 심고, 남당항의 쭈꾸미를 소개하는 등 즐겁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 온 사람들 특히, 무뚝뚝한 남자들 넷이 함께 모여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요.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며 활짝 웃는 막내 김경수 씨의 미소가 참 아름다웠다.

부디 개인 귀농을 넘어 4명의 청년들이 패기와 아이디어로 협력해, 농촌 마을의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며 마을 주민들과 협력해 생태공동체마을을 건설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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