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내포축제, 명칭·주제 놓고 아직도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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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내포축제, 명칭·주제 놓고 아직도 ‘설왕설래’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1.04.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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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추진위, 이달 안으로 명칭, 일정, 개최시기 확정키로

홍성내포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군청 대강당에서 유기준(공주대 관광학) 교수, 손선미(청운대 관광레저) 교수, 정강환(배재대 관광이벤트경영) 교수, 전용택 추진위원장, 배혜령(청운대 방송연기) 교수, 김경수(청운대 교양학부) 교수와 군청 관계자 및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홍성내포축제 발전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대강당에는 홍성내포축제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듯 많은 주민들로 가득했다.

전용택 추진위원장
전용택 추진위원장은 “기존 홍성내포축제의 경우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도를 얻지 못했고, 홍성을 대표할 만한 주제의 부재 등으로 명칭과 주제에 관한 지속적인 논쟁이 있었다”며, “이미 두 차례 치러진 축제 전문가 간담회의 의견을 종합하고,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주민공청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홍성내포축제의 현황 및 발전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손선미 교수의 발표와 ‘역사인물축제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정강환 교수의 발표, 지정토론자와 발표자간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손선미 교수(청운대관광레저학과)
손선미 교수는 홍성내포축제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홍성이란 지역이 지니고 있는 기회요인(도청이전과 내포신도시 형성, 내포문화권 관광개발계획, 주변지역의 우수한 관광자원 등)과 강점(다양한 인적, 자연, 전통 자원, 다년간 충남 우수축제 지정 등)을 바탕으로, 서민과 대중이 중심이 되고 충남의 중심으로 홍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포문화’라는 콘텐츠 안에서 연차별 주제로 역사·인물·환경·예술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될 수도 있겠지만, 발전전략의 핵심은 콘텐츠의 활용과 운영노하우에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손 교수는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운영이 미숙하면 방문객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며, “매년 일관되게 보여주어야 할 것과 변화를 주어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이루어 져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강환 교수(배제대 관광경영학과)
정강환 교수는 ‘역사인물축제의 발전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덴마크의 톨덴스키욜드 페스티벌, 미국의 게티스버그 전투 재현 등과 같은 성공적인 역사인물축제의 사례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일례로 홍성의 김좌진장군도 ‘청산리 전투’라는 대규모 전투 재현을 통해 역사인물축제로 부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각 지역별로 35개의 인물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이 축제들 중 이순신 관련 축제는 무려 7가지나된다”며 동일 소재의 축제 중복 개최로 인한 경쟁력 약화 현상에 대해 꼬집었다. 또한 정 교수는 국내역사인물축제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왕, 유학자, 장군 등의 인물 중심 축제로 인해 무겁고 장중한 분위기가 많음을 지적하고, 진행 프로그램 역시 거리행렬, 추모행사, 백일장, 휘호대회 등 천편일률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위의 문제점들의 개선책으로 △인물과 축제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전시관 △여성, 서민과 같은 차별화된 인물축제 △독창적인 축제캐릭터 디자인 △인물의 일대를 노출할 수 있는 행사장의 동선구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 전반적인 마케팅,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홍성의 인물축제도 승산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콘텐츠개발, 인프라 구축이 관건

주제발표 이후로 각 교수들은 축제의 주제설정을 두고 토론을 이어갔다.
공청회의 진행을 맡은 유기준 교수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을 예로 들며 “남강유등축제 같은 경우 진주의 지역축제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지만, 유등놀이라고 하는 작은 놀이를 끄집어내어 진주남강유등축제로 발전시킨 것이다. 진주시는 축제의 차별화 전략에서 성공한 케이스”라며 홍성의 내포축제도 그러한 고민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손 교수는 “시대를 재현하고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의미의 인물축제도 의미가 있겠지만, 홍성의 내포축제가 인물중심의 축제로 가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손 교수는 내포문화를 어우르는 것은 특정한 인물이 아닌 서민문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민의 삶 속에서 얻어지는, 작으면서도 마음을 움직일 만한 콘셉트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수 교수는 “만약 인물을 주제로 내포축제를 진행하게 되었을 경우에 △외국성공사례와의 접목여부 △홍성의 인물축제를 전국적 축제로 발전시킬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강환 교수는 “인물주제의 축제 개최는 전적으로 지역의 선택”이라고 밝히며, “다만 홍성은 너무나 많은 역사인물이 있어 결집성이 떨어지기에, ‘홍성방문의 달<가제>’ 등을 정해 개별적인 축제를 하나로 모으는 패키지 형 전략을 구상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홍성만홍성군 문화관광과장
인물중심 축제에 대해 군청 문화관광과 홍성만 과장은 “군에서는 김좌진·한용운(자주독립), 최영·성삼문(절개), 이응로·한성준(그림과 춤) 등으로 매년 돌아가며 새로운 인물을 축제의 대주제로 다루고, 4년차에는 모든 인물들을 전부 묶어 대 위인전<가제>을 펼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에서 실시했던 내포축제 명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포축제(36표), 위인중심축제(34표), 장터축제(25표) 등의 순으로 조사 되었으며, 현재 도차원에서 내포문화제를 검토하는 시점에서 홍성은 인물축제가 적합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기존 장터축제에서 인물·내포축제 등으로의 주제변경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원홍주등육군상무사 한상인 접장은 “작년 1회의 결과를 두고 주제변경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여론조사도 한 차례로 끝낼 것이 아니라 세 차례 정도 해서 의견수렴이 제대로 되게끔 해야 한다”며, 축제의 주제변경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축제홍보문제 △주민참여방안 △축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 △먹거리 중심의 축제 등의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이 쏟아져, 당초 계획했던 2시간을 훌쩍 넘겨 공청회가 마무리됐다.

전용택 추진위원장은 “아직까지 축제의 주제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30일 이전으로 축제추진위원회를 개최해 간담회, 공청회, 여론조사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축제명칭, 날짜, 장소 등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홍성내포축제는 2004년 첫 개최 이후로 올해 7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내포문화의 재발견, 내포의 맛과 멋, 옛 장터 등을 주제로 매년 주제가 바뀌어 치러졌고, 주력 프로그램도 매번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축제주제의 통일을 강조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고정된 커다란 주제 안에서 소주제는 계속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전국1300여개의 축제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콘텐츠 개발에 실패하고 마케팅 전술도 없어 ‘동네잔치’에 머문 지역축제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때문에 수많은 지역축제들은 매년 실적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통·폐합 되가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일명 축제전국시대(?)에서 홍성의 지역축제가 어떠한 무기를 지니고 충남의 대표축제로 우뚝 설 것인가를 논의하는 축제추진위원회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알차고 참신한 콘텐츠를 개발, 편의시설 등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여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진다면, 홍성내포축제가 내포지역을 뛰어넘어 충남을 대표하는 지역축제로 거듭나는 날도 머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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